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모악시인선 16
박두규 지음 / 모악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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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07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박두규

 모악

 2018.11.23.



  시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 하고 묻는 분한테 늘 한 가지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책을 눈으로 글씨를 읽지 않는다고, 우리는 책에 적힌 글씨에 흐르는 마음을 읽는다고, 이를 한자말로 바꾸어 ‘행간 읽기’라고들 하지만, 이런 말은 누구나 알아듣기 쉽지 않다고, 꾸밈없이 ‘마음 읽기’라고 말해야 어린이부터 누구나 알아듣는다고, 곧 시를 쓸 적에는 언제나 우리 마음으로 이웃 마음을 읽는 몸짓이 되어 손에 붓을 쥐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를 읽으면서 시쓴님 마음을 헤아립니다. 시쓴님은 이녁 둘레에 흐르는 마음을 어떻게 읽으면서 글줄을 여미었을까요?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읽을까요? 꿈이나 기쁨이나 반가움이나 노래라는 마음으로 읽을까요? 곰곰이 보면 시쓴님은 이녁 싯말 곳곳에 드러내기도 했듯이 ‘어둠’으로 바라보면서 글줄을 여미었구나 싶어요. 어둠이라는 눈길하고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이웃을 볼 만하겠지요. 그러나 스스로 어둠을 지우거나 씻거나 털어낸 말끔한 이웃을 ‘어둠이란 눈길’로 바라보려고 하면 무엇을 보거나 느낄까요? 어둡게 살아도 나쁘지 않아요. 어둠에 감싸인 채 시를 써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어둠도 어둠 그대로 바라본다면 이 시집이 사뭇 달랐으리라 느낍니다. ㅅㄴㄹ



숲길에서 꽃 한 송이에 걸음이 멈추면 / 나는 그 꽃입니다. (그렇게 그대가 오면/28쪽)


이젠 내 어둠도 가벼워져야 해. 아무리 순도 높은 어둠이라 해도 이젠 변해야 해. (새벽에 문득 깨어/57쪽)


10년을 살든 110년을 살든 사랑이 없다면 그게 무슨 삶이겠는가. 나는 길을 가는 아무나 붙잡고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토해내고 싶었다. (빌카밤바의 110살/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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