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옆의 약자
이수현 지음 / 산지니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 책이름 : 우리 옆의 약자
- 글쓴이 : 이수현
- 펴낸곳 : 산지니(2006.3.31.)
- 책값 : 12800원


 자전거를 타는 까닭이라면 ‘더 빨리 가고 싶기 때문’은 아닙니다. 때때로 빨리 갈 일이 있어서 자전거를 탈 때도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면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어 좋기도 합니다. 가방을 메고 걸을 때보다는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타면 힘이 한결 덜 들어요. 그렇지만 자전거 타는 까닭은 ‘짐을 나를 생각’ 때문만은 아니에요.


― 사업주들은 일은 많이 시키면서 돈은 적게 주었다. (37쪽)


 내 두 다리로 움직이는 일, 내 몸뚱이를 쓰는 일이기에 자전거를 탑니다. 걷기가 두 다리를 쓰듯, 자전거 타기도 두 다리를 씁니다. 자가용은 두 다리를 안 씁니다. 버스와 전철이나 기차 또한 두 다리를 쓸 일이 없습니다. 자가용을 타면 책조차 못 읽습니다. 버스나 전철이나 기차에서는 잠깐이나마 책을 쥘 수 있습니다. 다만, 버스나 전철이나 기차에서는 책을 오래 못 읽어요. 꽉 막혀 있는 쇠붙이 통인 터라 숨이 막혀서 머리가 지끈거리니까요.

 자전거를 탈 때에도 책을 못 읽지만, 내 몸뚱이를 써서 움직이기 때문에 차츰차츰 몸이 튼튼해집니다. 몸이 차츰 튼튼해지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도 몸이나 마음이 한결 싱싱합니다. 집에서 씻고 치우고 아이 돌보고 한 뒤에도 책을 잠깐 펼칠 수 있는 기운이 남아요.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게 되고, 자기한테 주어진 한삶이라고 하는 시간을 한껏 알뜰히 즐길 수 있습니다. 자가용 몰며 보내는 시간과 자전거 타며 보내는 시간은 서로한테 얼마나 다르게 영향을 끼치는가요.


― 두발제한과 체벌 등이 아직도 횡행하는 이유를 학생들은 입시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했다. (160쪽)


 요사이 자전거 타는 분이 부쩍 늘었습니다. 찻길에서도 싱싱 달리는 분을 곧잘 만납니다. 하지만 홀가분하게 자전거를 즐길 줄 아는 분은 썩 안 늘었구나 싶어요. 자전거 타기는 무엇보다도 자기 몸을 가꾸는 일이요, 자기 둘레 사람들을 더 두루 헤아리는 일이며, 자기가 디디는 이 땅을 더욱 돌아보고 보듬는 일인데 말입니다.

 찻길을 자전거로 달리며 자동차들이 얼마나 자전거꾼한테 폭력을 휘두르는지 느끼고, 거님길을 자전거로 달리며 ‘이곳에서는 자전거가 걷는 이한테 폭력을 휘두를 수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없다면, 자전거 타는 보람이란 어디에서 찾을까요.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들 한갓진 취미생활이 자전거 타기일 수 없습니다. (4340.5.24.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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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2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전거 타는 거 참 좋아하는데 ㅎㅎ 오래타면 엉덩이가 좀 아프긴 하지만요
건강에도 좋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느낌이 뭐랄까, 좀 다른 느낌이죠.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 것도 그렇고.

참 항상 말미에 붙이시는 <ㅎㄲㅅㄱ>뭔지 궁금합니다. 평안한 빨강날 되세요 :)

숲노래 2007-05-2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 다른이름(호, 별칭)을 줄인 말입니다.
"함께살기"에서 닿소리를 딴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