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9.25.
《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홍경숙·편해문·배성호·이승곤·김태은·이영범 글, 창비교육, 2019.6.19.
학교라는 터를 아름답다고 여길 아이가 있다면 《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같은 책이 나오지 않으리라. 학교라는 곳이 즐겁게 다니면서 신나게 배우고 기쁘게 뛰놀 자리라면, 이런 책을 쓸 어른이 없을 테고, 이런 책을 펴낸다며 애쓸 어른도 없으리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이 책 하나는 여러모로 값있거나 뜻있다고 할 만한데, 이러한 책에 앞서 졸업장학교부터 허물어뜨리면 안 될까? 졸업장학교부터 죄다 허물고서 ‘어른 눈길’이나 ‘어른 생각’이나 ‘어린 지식·정보’가 아닌, 아이들 마음에 따라서 아이들이 손수 지어서 가꾼 뒤에, 아이들 스스로 동생들한테 물려줄 “배움놀이터”를 새로 세우도록 북돋우면 아름답지 않을까? 이 책이 나쁘다거나 어설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런 책을 인문소양이나 인문지식으로 읽고 나서 끝이다. 이런 책을 엮고 펴내고 읽은 뒤에도 ‘졸업장학교’는 그대로이며, 입시학원은 똑같다. “학교라는 자리를 어떻게 바꿀까”가 아니라 “졸업장학교를 얼마나 빨리 무너뜨리고, 배움놀이터를 언제부터 새롭게 아이 마음으로 가꿀 생각”인가를 물을 때라고 느낀다. 아이들은 여태 기다려 주었다. 어른들은 아이가 더 기다리지 않게끔 얼른 나설 일이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