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3·1 운동이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4
배성호.최인담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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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212


《선생님, 3·1운동이 뭐예요?》

 배성호·최인담

 철수와영희

 2019.3.1.



양심과 정의를 무기로 남을 원망하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질서를 존중함을 여러 번 강조하고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순간까지 민족의 정당한 뜻을 주장할 것이라는 굳은 다짐도 살펴볼 수 있어요. (39쪽)


학생, 청년, 여성, 노동자, 노인 등 신분이나 성별, 직업에 상관없이 나라를 되찾고자 한 수많은 사람이 있어서 3·1운동은 거대한 물결처럼 일어날 수 있었답니다. (47쪽)


당시 일본 경찰은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독립운동에 가담하거나 또는 목격함으로써 …… 장래 교육상 큰 문제가 될 것이다.”라는 보고서를 남겼어요. 실제로 3·1운동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은 이후 독립군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독립운동에 참여했어요. (73쪽)



  말없이 바라봅니다. 엉터리 같은 일이 일어나기에 말없이 바라봅니다. 조용히 지켜봅니다. 터무니없는 일이 생기기에 조용히 지켜봅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 말없이 바라봅니다. 이윽고 한 사람이 찾아오고, 어느새 열 사람이며 스무 사람이 찾아옵니다. 그저 바라봅니다. 엉터리 같은 일을 일으킨 사람을 그저 바라봅니다. 엉터리 같은 일을 일으킨 사람은 몽둥이를 들고서 사람들을 쫓으려 합니다. 그러나 말없이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저 말없이 섭니다.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른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요? 그이는 스스로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른 줄 알까요? 그이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줄, 그이 스스로 수렁에 잠기는 삶으로 가는 줄 깨달을까요?


  《선생님, 3·1운동이 뭐예요?》(배성호·최인담, 철수와영희, 2019)는 1910년대가 저물 무렵부터 들불처럼 일어난 사람들 목소리를 다룹니다. 한국하고 이웃하던 일본은 이 나라를 군홧발로 짓밟았고, 나라 구석을 아주 옭아매었습니다. 이때에 나라가 한 일은 거의 없다고 할 만합니다. 아니, 한 가지쯤은 들 수 있겠지요. 나라지기라는 자라에 있던 이들은 나라를 통째로 팔아먹으면서 이녁 주머니를 두둑히 채우려 했습니다. 사람들 곁에서 함께 평화를 찾으려고 하는 몸짓이 아닌, 사람들하고 멀리 떨어진 채 그냥그냥 권력자 노릇을 하려 했달까요.


  우리는 오늘 ‘3·1운동’이나 ‘만세운동’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이제는 좀 달리 느끼고 보면서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은 목소리가 물결을 치면서 너울을 이루었습니다. 주먹이나 총칼을 든 사람들이 아니라, 오롯이 따사로운 사랑이 되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자, 생각해 봐요. 여느 자리에서 풀을 뜯고 씨앗을 심으며 살던 수수한 사람들은 하나가 되는 물결로 어깨동무를 했는데요, 임금이나 권력자나 지식인이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땅임자나 소설가나 권력 한켠에 있던 사람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그리고 요즈음은 어떠할까요?


  단두대는 몇몇 우두머리 목아지는 칠 수 있으나 삶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고요히 바라보면서 새로운 길을 바라는 촛불 같은, 들불 같은, 별빛 같은 물결은, 모든 것을 사랑으로 어루만지면서 곱게 바꾸어 냅니다. ‘3·1운동’이라기보다 ‘평화물결’입니다. ‘만세운동’이라기보다 ‘사랑들불’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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