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30.


《소문난 쿄코짱 1》

 야마모토 소이치로 글·그림/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9.2.28.



아침 일곱 시에 마을 앞으로 나왔고, 고흥읍으로 가는 첫 시골버스를 탄 뒤에, 순천 버스나루로 가고, 순천 기차나루로 옮기고서 서대전역까지 달린다. 대전버스나루로 택시를 달렸고, 대전버스나루에서 강릉 가는 시외버스를 타니 낮 두 시를 훌쩍 넘는다. 바야흐로 강릉에 닿아 이웃님을 만나 얼싸안고서 시계를 살피는데, 열 시간이 걸렸다. 고흥서 강릉으로 열 시간, 좋게 왔나? 한국도 넓은가? 만화책 《소문난 쿄코짱》 첫걸음을 읽는다. 잇달아 두걸음 석걸음 넉걸음이 쏟아진다. 따라가자면 바쁘겠다. 오누이가 맞닥뜨리는 재미난 삶을 차분히 보여준다. 서로 아끼면서 기대는 마음, 서로 믿으면서 돌보는 손길, 서로 지켜보면서 헤아리는 눈썰미를 부드러이 밝힌다. 만화에서는 “여동생 바보”란 이름으로 뭉뚱그리지만 ‘바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는가. 아이는 어버이를, 어버이는 아이를, 풀벌레는 숲을, 숲은 풀벌레를, 지구는 사람을, 사람은 지구를, 서로 얼마나 아끼면서 얼싸안는가. 비록 오늘날 사람들은 지구가 사람을 얼싸안는 품을 내치면서 마구 삽질을 해대려 하지만, 지구는 사람을 너그러이 보듬는다. 넉넉한 품처럼 사랑스러운 자리는 따로 없겠지. 환히 웃는 품같이 아름다운 터는 둘도 셋도 넷도 없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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