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 생명과학의 딜레마를 고민하는 철학 강의
시마조노 스스무 지음, 조해선 옮김 / 갈마바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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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53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시마조노 스스무

 조혜선 옮김

 갈마바람

 2018.12.5.



여전히 많은 아이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부모도 이를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약물을 사용하면 어떤 종류의 사회 적응력이 생긴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 정한 특정 사회 규범에 따르도록 아이의 성격을 약으로 ‘고치는’ 것이다. (39쪽)


애초에 약에 의존해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성을 키우는 것이 과연 건전한 방법일까. 이는 더 바람직한 아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산만한 아이를 ‘질병’의 차원에서 파악해 약으로 행동을 통제하는 방식과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할 문제다. (48쪽)


(영화 《멋진 신세계》에서) 노동계급인 아이가 책을 보거나 읽고 ‘재미있다’고 느끼면 전기 자극으로 격렬한 고통을 준다. 쓸데없는 생각에 빠지면 노동에 방해가 되므로 독서를 싫어하도록 조건을 설정하기 위해서다. (100쪽)


인간의 ‘시작’ 단계의 생명을 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생명을 고쳐서 새로 만드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194쪽)



  새벽에 일어나서 뒤꼍에 서니 풀잎이며 나뭇잎마다 이슬이 가득합니다. 해가 하늘로 솟으면 이 이슬은 간곳없겠지요. 밤이 지나고 새벽이 이슥할 즈음 내려앉는 이 이슬방울이란, 여름에 풀하고 나무가 싱그러이 살아가도록 하늘이 내린 고운 손길이지 싶습니다. 숲이 늘 푸른 까닭은 이슬을 보면 쉽게 알 만해요.


  사람이 물을 안 준대서 숲이 마르지 않아요. 바람에 실린 아주 작은 물방울은 골골샅샅 날아다니다가 푸나무 잎에 내려앉기 마련이고, 바람결 그대로 푸나무를 짙푸르게 돌보는 셈입니다.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시마조노 스스무/조혜선 옮김, 갈마바람, 2018)를 읽으며 숲하고 사람 사이를 생각합니다. 숲처럼 사람도 바람결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적에 사람답게 사는 숨결은 아닐까요? 사람은 숲다운 마음으로 하루를 지을 적에 아름답게 빛나는 목숨은 아닐까요?


  물 한 모금이 몸을 살리지 싶습니다. 이런 약 저런 약이 아니라, 바로 물 한 모금이, 또 바람 한 줄기가, 몸을 따스하면서 넉넉히 어루만지지 싶어요. 왜 그러잖습니까, 병원에서 더는 고치지 못하는 몸일 적에 물이며 바람이 맑은 시골이나 깊은 숲으로 깃들면, 뜻밖에도 아무런 병원치료나 약이 없이도 몸이 낫는다고 말이지요.


  우리는 지나치게 약을 써대면서 몸이 외려 더 망가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바람읽기를 잊고, 물읽기를 잃으면서 그만 의약산업과 병원산업은 키우는 돈벌이는 했되, 정작 우리 몸을 끝없이 망가뜨릴는지 모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처음 태어났을 적에는 아무도 안 아프지 않았을까요? 사람이 사람답게 숲바람을 맞아들이고 숲이슬을 받아들이면서 살림을 지을 적에는 배고픈 이가 없이 모두 넉넉하고 즐겁지 않았을까요?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하고 묻는 책은, 우리가 무엇을 잊거나 잃으면서 두 손에 무엇을 쥐었는가를 차분히 묻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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