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또 지난달에

틈틈이 종이에 적어 놓은

넉줄시입니다.


이 손글씨 넉줄시는

텀블벅으로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장만하실

모든 분한테 드립니다.


즐겁게 미리장만 하실 이웃님

사뿐사뿐 마실하셔요 ^^


https://tumblbug.com/writing0603


묻기도 하고 여쭈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면서

우리 생각이 자랍니다


잼으로 졸이려고

뽕나무 곁에서 오디를 훑자니

같이 먹자면서 날아드는

까마귀 세 마리 노래 부르네


받고 싶으니 주고

주고 싶어서 받고

나누고 싶어서 가꾸고

사랑하고 싶어서 짓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하는 길을 배우면 되어요

이제까지는 줄세우기에 길들어

그만 스스로 ‘나’를 잊었을 뿐이에요


가벼울 적에는 가벼이 춤추고

무거울 때에는 뭐,

고되게 짊어지고 나르다 푹 쉬고

하루하루 스스럼없이 받아들인다


아직 없다고 여기니

앞으로도 고스란히 없기 마련

차근차근 다스리며 배우기에

시나브로 든든하게 곁에 두고


해를 먹고서 짱짱히 마르니

여름가을 지나 겨울에도

알마늘은 야물딱지게

제 기운을 품고서 살아가네


처음에 어떤 사람도 따로

천조각을 몸에 두르지 않았고

이 천조각으로 서로 가르면서

어느덧 위아래로 다투고 만다


때리는 놈은 때려야 살아남으니

때리느라 바빠 삶을 잊고

맞은 이는 다친 곳을 다스려야 하니

삭이고 다스리고 돌보아 삶을 짓네


돌아갈 까닭이 없어

바로바로 날아가지

돌아가는 길이 퍽 재미있어

매우 한갓지게 돌고돌지


풀뿌리가 흙을 붙잡으니

큰비에도 숲이 짙푸르고

나뭇가지가 지붕을 감싸니

불볕에도 집이 상큼하고


우리 손은 포근숨결 흐르니

밥을 지으면 밥맛 좋고

집을 지으면 보금자리 되고

옷을 지으면 날개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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