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한강 1 : 해방
김세영 지음,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94


《오! 한강 1》

 김세영 글

 허영만 그림

 원정출판사

 1988.3.10.



  1987년에서 1988년으로 넘어가던 무렵, 군홧발로 우두머리 자리에 올라선 이는 뭇사람들 성난 목소리를 잠재우려다가 도무지 잠재울 수 없는 줄 깨닫고는 허둥지둥 내려왔습니다. 그와 비슷한 군인한테 우두머리 자리를 맡겼는데요, 이 나라는 민주나 평화나 평등하고는 그저 동떨어지기만 했습니다. 전두환·노태우 두 군사독재 우두머리는 사람들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또 사람들 눈길을 딴데로 돌리려고 몹시 애썼습니다. 이를테면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씨름 따위를 잇달아 터뜨렸고, 아시아 경기대회에 올림픽까지 끌어들였지요. 이러면서 만화에까지 손을 뻗어 《오! 한강》이 태어나도록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바대로, 《오! 한강》은 군사독재 우두머리하고 안기부가 손을 뻗기는 했어도 외려 ‘다르게 읽히’면서 사랑받았습니다. 이리하여 군사독재권력은 다시금 허겁지겁 새 만화를 그리도록, 《퇴색공간》 같은 만화책을 그리도록 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무렵 허영만 한 사람만 ‘독재부역’ 만화를 그리지 않았습니다. 오수, 박흥용, 이원복 이런 분들도 독재부역 만화를 여럿 그렸습니다. 어린이도 보고 푸름이도 보며, 때로는 대학생도 즐겨보는 만화라는 틀을 노린, 권력자 꿍꿍이를 슬그머니 눙치는 짓을 일삼았지요. ㅅㄴㄹ



“저도 이 사람 소문은 옛날부터 들었어요. 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심판해서는 안 돼요. 우리에겐 법이 있고, 또 하늘에도 법이 있잖아요. 강토, 어서!” (42쪽)


“미친 새끼! 들키믄 뼉다귀도 못 추려!” “평생 이렇게 새경 한 푼 못 받고 짐승처럼 일만 할 순 없어.” “니 부모님이 마님께 진 빚이 있다며?” “머슴살이 평생 해도 못 갚아.” (55쪽)


“저어, 혁명이 뭐랑가요?” “새롭게 하는 거.” “뭐를요?” “뭐든지. 이를테면 강토 씨가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커다란 포부를 품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새 세계에 대하여 눈을 떴다. 그건 곧 강토 씨 자신에 있어서 하나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좀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하면 국가적인 혁명, 세계적인 혁명, 종교적인 혁명 등등이 있겠죠.” “알똥말똥하구먼요.” (10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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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2025-02-1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점을 엄청 박하게 준 이유를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