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1.


《깨끗하게 해주시겠어요? 1》

 하토리 미츠루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4.30.



불쑥 순천마실을 한다. 마을에서 나가는 시골버스는 아침 열한 시하고 두 시인 터라, 열한 시에 일찌감치 고흥읍으로 가고, 읍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넘어간다. 요즈막 흐드러진 꽃이 차츰 수그러들면서 씨앗을 맺는 갓꽃하고 유채꽃을 떠올리며 ‘노란’이란 동시를 쓴다. 순천 중앙시장 건너쪽 안골에 깃든 〈골목책방 서성이다〉에 찾아들고, 이곳에서 ‘순천시 문화도시 사업 추진단’ 이웃님을 만난다. 책집을 거쳐 찻집에서 이야기를 잇는다. 새롭게 듣는 이야기가 있고, 지나온 길을 더듬으면서 그런 일이 다 어떤 뜻이었나 하고 새삼스레 되짚는다. 저녁 시외버스로 고흥으로 돌아온다. 즐거우면서 고운 삶이란 무엇일까? 《깨끗하게 해주시겠어요?》 첫걸음을 헤아린다. 잃어버린 옛일을 떠올리지 못하지만, 오늘 이 마을에서 이웃집 옷자락이며 천자락을 말끔하게 손질하는 일꾼이 있다. 깨끗하게 해 주는 빨래집은, 몸을 감싼 옷을 갈무리하는 일을 맡는데, 더 헤아리면 빨래란 ‘마음이 두른 몸이라는 옷’을 정갈하게 다스리는 길이지는 않을까. 때를 빼기에 빨래이기도 하고, 맑고 밝은 숨결이 되도록 북돋우기에 빨래이기도 하리라. 씻는다, 부신다, 닦는다, 치운다, 쓴다, 따사로우면서 넉넉히 다룬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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