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해 주시겠어요? 1
핫토리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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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87


《깨끗하게 해주시겠어요? 1》

 하토리 미츠루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4.30.



  빨래란 얼마나 대단한 살림인가 하고 오랫동안 느꼈습니다. ‘빨래’ 이야기를 놓고서 “빨래 명상”이나 “빨래 페미니즘” 같은 책을 쓰고 싶었고, 이런 생각을 책마을 일꾼한테 신나게 여쭈었더니 ‘안타깝지만, 그런 이야기는 안 팔린 듯한데요?’ 하는 대꾸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 “빨래하는 페미니즘”이란 이름이 붙은 책이 나오더군요. 씁쓰레했으나, 뭐 그러려니 지나갔습니다. 이런 판에 《깨끗하게 해주시겠어요?》라는 만화책은 눈을 확 사로잡습니다. 빨래하는 여느 사람이 아닌, 마을에서 빨래집을 꾸리는 이야기라서 살짝 다를 수 있지만, 빨래를 하는 마음만큼은 매한가지인 줄거리가 흐릅니다. 2018년에 일본에 몇 걸음 다녀오면서 일본사람이 마을에서 어떤 살림으로 이웃을 마주하느냐 하는 느낌을 더 짙게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면서 우리 살림을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이 나라에는 ‘빨래하는 아저씨나 아버지’가 얼마나 상냥하게 몇 분쯤 있을까요? 오줌기저귀나 똥기저귀를 시원시원 빨래하면서 아기 궁둥이를 살살 토닥이며 자장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몸에 걸치는 옷이 있고, 마음이 입은 몸이 있습니다. 모든 옷은 날개입니다. ㅅㄴㄹ



‘세탁소란 다 거기서 거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요새 엄마가 왜 그 가게로 바꿨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아.’ (58쪽)


“다른 사람 옷을 소중히 다루는 일을 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의 옷을 소중히 다루는 아이가 되어야 해요. 옷은 오래 소중히 여겨 주면 주인의 이야기와 추억이 담긴 보물이 되잖아요.” (10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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