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23.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

 모리야마 아미 글/정영희 옮김, 상추쌈, 2018.8.18.



잡지 《퀘스천》에 띄울 마감글을 쓰려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 요새는 두 아이가 집살림을 여러모로 거들며 잘한다만, 집에서 아이들하고 복닥이노라면 마감글을 자꾸 뒤로 미룬다. 뒤도 옆도 안 돌아보며 마감글을 여미려고 고흥읍을 거쳐 광주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시외버스로 두 시간 길. 이동안 마감글을 말끔히 여민다. 광주 버스나루에서 누리글월을 띄운다. 히유, 숨을 돌렸네. 광주 문화전당역 건너쪽에 있는 마을책집 〈책과 생활〉에 들러 책을 돌아본다. 딱 한 시간 남짓 돌아보고서 고흥으로 돌아가야 한다. 고흥서 광주 사이는 퍽 멀다. 버스삯도 비싸다. 돌아오는 길에는 동시 몇 자락을 쓰고 책을 읽는다. 이레 앞서 장만한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을 좀 느긋하게 헤아린다. 일본 푸름이는 이처럼 꿀벌하고 노닐면서 배우면서 어우러지면서 삶이며 흙이며 숲을 맞아들이기도 하네. 고흥에서는 군수나 벼슬아치가 군사드론시험장을 끌어들이려 하고, 갖가지 막삽질을 펴서 뒷주머니를 차려 한다. 고을일꾼이 엉성하거나 바보스럽더라도, 부디 수수한 흙지기이며 마을지기는 푸름이하고 어린이한테 벌나비를, 나무를, 흙을, 씨앗을, 풀빛을 보여주면서 같이 배우면서 가꾸는 길을 가기를 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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