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8.


《클로디아의 비밀》

 E.I.코닉스버그 글·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2000.6.29.



인천마실을 하며 《클로디아의 비밀》을 장만했고, 인천에서 경기 양주 덕계도서관으로 전철을 타고 두 시간 이십오 분을 달리는 동안 이 책을 다 읽는다. 허웅 님이 풀이한 《용비어천가》도 새삼스레 읽고서 동시를 한 자락 두 자락 쓴다. 덕계역에서 전철을 내리고서 볕바라기를 한다. 볕이 참 좋다. 덕계도서관으로 걸어가려 했으나 삽질로 파헤쳐진 터만 보이고 길이 안 보여 어찌저찌 택시를 잡아서 간다. 어린 이웃님하고 어른 이웃님하고 이야기꽃을 지핀다. 저녁에 서울로 넘어온다. 길손집에 깃들어 하루를 돌아본다. 이야기책에 나오는 클로디아는 ‘이대로 살고 싶지는 않다’는 뜻을 품고서 새길을 나서려 했고, 새로운 꿈을 가슴에 고이 품는다. 길디긴 하루를 마감하고 맞이한 새 하루. 오늘도 볕이 좋네. 바람은 좀 세게 분다. 자동차도 사람도 집도 넘치는 서울인데, 이런 모습이 아니라 ‘서울에서도 새파랗게 트인 하늘’만 바라보면서 걷는다. 나는 새파란 하늘을 가슴에 담고서 내 앞길을 다스리고 싶다. 파랗게 피어나는 마음으로 하루를 짓고, 눈부시게 확 트인 눈길로 이야기를 짓는 노래를 부르며, 사뿐사뿐 홀가분한 걸음으로 씨앗을 심고 싶다. 고흥으로 돌아가는 고속버스 손님은 둘. 사흘 동안 길에서 참 오래 보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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