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11.


《어쩌다가 수원에서 책방하게 되셨어요?》

 김명선 인터뷰·엮음, 리지블루스, 2019.3.11.



무슨 일로 하루가 이리 바쁠까. 무엇을 한다면서 새벽부터 밤에 이르도록 쉴새없이 몰아치듯 하루를 지낼까. 나도 모를 노릇이다. 그저 바쁜 날은 그야말로 바빠서 헉헉거릴 뿐이요, 이런 날 두 아이가 저희 나름대로 하루를 그려서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놀다가 아버지 곁에서 함께 밥을 짓고 여러 심부름을 하니 그지없이 대견하다. 그런데 이런 날에도 쪽틈을 살려서 동시를 쓴다. 열한 해를 벼르던 《우리말 동시 사전》을 올해에 내놓은 힘일까. 아무리 온몸에서 힘이 빠지더라도 ‘우리 아이들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밥을 동시 열여섯 줄로 갈무리하고 싶어’ 하는 생각을 품으면, 참말 열여섯 줄을 동시로 갈무리할 힘이 솟는다. 이 힘을 등에 업고서 《어쩌다가 수원에서 책방하게 되셨어요?》를 읽는데, 읽다가 읽다가 어래 어래 여섯 책집지기 삶자국이 여섯 가락 노래로 저마다 다르게 흐르면서 곱구나 하고 느낀다. 이 고운 결을 느끼는 동안 새롭게 눈을 뜨고 연필을 쥔다. 고흥이란 고장에서 수원이란 고장을 마치 옆집처럼 느끼고, 여섯 책집을 가꾸는 분들이 꼭 오랜 동무 같구나 싶다. 몸은 꽤 멀리 떨어졌는데 마음은 이렇게 가깝구나. 다들 다른 책을 사랑하지만, 책으로 읽는 사랑은 한결같구나. 곧 제비가 돌아오겠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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