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10.


《리젤로테와 마녀의 숲 1》

 타카야 나츠키 글·그림/정효진 옮김, 서울문화사, 2013.4.30.



지난겨울에 큰아이가 나뭇가지 하나를 뒤꼍에 심었다. 두 아이는 겨울 끝자락에 ‘내 밭’이라면서 둘이서 한 평쯤 되는 땅을 신나게 호미질을 했고, 작은아이는 어느새 다른 놀이에 빠졌지만, 큰아이는 제 밭이라 삼은 자리를 날마다 찬찬히 들여다본다. 큰아이가 제 밭으로 삼은 데에 옮겨심은 가지는 여러 달이 지나도록 잘 자란다. 틀림없이 큰아이 사랑을 받아서 뿌리를 내리겠구나 싶고, 나도 작은아이도 뒤꼍을 오가면서 날마다 바라보니 이 눈길을 받으면서 기운을 내겠지. 만화책 《리젤로테와 마녀의 숲》 첫걸음을 조금조금 읽는다. 그린이 만화책은 이제 비로소 편다. 《후르츠 바스켓》이 꽤 오래 널리 사랑받은 줄 알지만 아직 이분 만화책을 안 읽었다. 드디어 한 가지를 골라서 읽는데, 깊은 숲으로 쫓겨난 아가씨가 나오고, 이 아가씨를 곁에서 따르면서 같이 지내고픈 두 아이가 나온다. 외딴 숲에서 밭을 일구면서 새길로 나아가고 싶은 아가씨는 무엇보다 꿈을 크게 여기지만, 이 꿈에는 옛날 생각이 어우러진다. 아가씨는, 또 두 아이는, 여기에 깊은 숲에서 조용히 살아가려는 여러 마녀는 제자리를 찾을 만할까? 제자리가 무엇인가를 알아볼 수 있을까? 다른 눈치가 아닌 제걸음으로 하루를 열 만할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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