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화’ 없는 글쓰기



어렵다고 여기니 어렵다는 생각이 마음에 깃들어, 그만 스스로 그대로 하면 되는 일을 못하기 마련이다. 다들 어렵다고 여기기에 ‘-의’나 ‘-적’이나 ‘-화’ 같은 말씨를 그냥 넣어서 말을 하고 글을 쓰는데, 그냥 이런 말씨를 털어내려고 마음을 기울이면 저절로 다 떨어지기 마련이다. 어렵지 않다. 안 하니까 어려워 보일 뿐, 해보면 아무것이 아니다. 아이들 말씨를 헤아리면 된다. 아이들한테 “얘야, 말을 할 적에 굳이 그런 말씨를 붙이지 않아도 된단다. 그런 말씨를 붙이면 군더더기야. 그 말씨 없이 말해 보렴. 훨씬 짧고 부드럽지.” 하고 알려주면, 아이들은 한두 마디를 혀에 얹고는 이내 이 말씨를 받아들여서 잘 쓴다. 이와 달리 어른들은 그동안 책을 읽어 버릇이 들고, 방송을 보며 길이 들어서, ‘-의·-적·-화’를 좀처럼 털어내지 못한다. 게다가 앞으로 읽을 책에도 이런 말씨가 수두룩하게 나올 테니 그만 어질어질하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렵다고 여기니 어려울 뿐이다. 그냥 가볍게 털어내어 말하는 버릇을 익히면 아주 쉽게 한 마디도 없이 즐겁게 쓸 수 있다. 아이들이 말이나 글을 배우는 숨결을 생각하자. 우리 어른도 몸은 쉰 살이나 일흔 살이어도, 마음은 열 살이나 열다섯 살 싱그러운 숨결로 생각을 기울이면 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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