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말/사자성어] 당동벌이



 결국 당동벌이로 간다 → 끝내 무리싸움으로 간다 / 마침내 떼싸움으로 산다

 당동벌이식의 행동은 묵과할 수 없다 → 떼짓는 모습은 넘어갈 수 없다 / 떼싸움은 가만둘 수 없다


당동벌이(黨同伐異) : 일의 옳고 그름은 따지지 않고 뜻이 같은 무리끼리는 서로 돕고 그렇지 않은 무리는 배척함 ≒ 당벌(黨閥)·동당벌이



  지난 2004년입니다. 대학교수라는 분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라면서 ‘당동벌이’를 꼽은 적이 있습니다. 무리를 지어 내 쪽 네 쪽을 가르는 몸짓을 나타내는 한자말이라고 합니다. 한문으로 적은 옛책에서 끄집어낸 말씨일 텐데, 대학교수 자리에 서면 죽은말을 들추어서 마치 지식을 자랑하는 듯 펴곤 합니다. 어쩌면 이런 말씨를 펴는 짓이야말로 ‘무리질·떼질’이나 ‘무리싸움·떼싸움’이나 ‘무리짓기·떼짓기’나 ‘무리가르기·떼가르기’이지 싶습니다. ‘끼리끼리’ 놀음이요 ‘끼리질·끼리놀이·끼리다툼·끼리싸움’이에요. ㅅㄴㄹ


 

‘2004 대한민국’을 규정한 교수들의 말이 걸작이다. 그들은 ‘당동벌이’(黨同伐異)라고 이름지었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은 한패가 되고 아니면 배척한다.’ 200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일들의 속성을 꿰뚫어 설명하는 말이다. 당동벌이의 흐름은 특히 정치권에서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의 배척정신은 유별났다.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반대를 고집한 한나라당의 정신은 열린우리당의 무능과 어우러져 국회와 정치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 ‘2004 대한민국’을 밝힌 교수들 말이 멋지다. 그들은 ‘끼리놀이’라고 이름지었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은 한짝이 되고 아니면 등돌린다.’ 200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떤 속내인가를 꿰뚫어 드러낸 말이다. 끼리놀이 흐름은 정치에서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은 따돌림짓이 남달랐다. 새길도 없이 그저 억지를 부린 한나라당은 엉너리인 열린우리당과 어우러져 국회와 정치를 주저앉혔다

〈한겨레〉 2004년 12월 27일치 사설


당돌벌이의 폐해는 가히 천 년 역사를 자랑한다

→ 끔찍한 끼리질은 자그마치 즈믄 해를 자랑한다

→ 사나운 떼싸움은 얼추 즈믄 해를 자랑한다

《이런 사원은 사표를 써라》(김이수, 시대의창, 2005) 43쪽


당동벌이黨同伐異, 즉 같으면 패거리 짓고, 다르면 공격하는 것은 소인들의 작태다

→ 떼가르기, 곧 같으면 떼를 짓고, 다르면 내치는 짓은 얼치기나 한다

→ 무리짓기, 곧 같으면 무리를 짓고, 다르면 짓밟는 짓은 얼뜨기나 한다

《다산어록청상》(정민, 푸르메, 2007) 17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