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12.


《도스또예프스끼 평전》

 E.H.카 글/권영빈·김병익 옮김, 열린책들, 2011.1.30.



작은아이는 기차 그림책을, 큰아이는 테즈카 오사무 만화책을 훑다가 아주 어린 날 보던 그림책을 보는 동안, 나는 《도스또예프스끼 평전》을 집어든다. 이름난 역사학자라는 분이 쓴 평전이기에 손에 쥐는데 뜻밖에 매우 따분하다. 설마 설마 하며 마지막 쪽까지 읽으며 참말로 참말로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쩌면 ‘평전’이란 ‘소설’ 아닐까? 어느 한 사람이 살다가 남긴 몇 가지 자취하고 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짜맞추니까, 그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이 평전을 읽으’면 ‘소설을 쓰고 앉았군!’ 하고 한마디 냉큼 하지 않을까? 글쓴이는 도스또예프스끼를 이러한 눈으로 바라본다고 하는 줄거리를 평전에서 읽을 뿐이네 싶다. 도스또예프스끼가 어떤 마음이었고 어떤 걸음이었으며 어떤 눈물웃음이었는가를 읽으려면, 우리는 그저 도스또예프스끼가 손수 쓴 글을 읽으면 될 뿐이다. 비평이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비평을 하는 이들이 마치 ‘그 사람 마음’을 꿰뚫어본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면 그르치겠구나 싶다. 비평이나 평전이란 ‘그 사람 마음 꿰뚫기’가 아니다. 오로지 ‘그 사람 마음을 나는 이렇게 읽었다’ 하고 털어놓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나저나 옮김말도 영 어설펐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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