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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멍쉬멍 놀멍놀멍 - 제주아이들시 ㅣ 시놀이터 2
말사랑 글사랑 엮음 / 삶말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노래책시렁 56
《쉬멍쉬멍 놀멍놀멍》
제주 아이들
삶말
2017.9.1.
아이는 어른을 보고 자랍니다. 즐겁게 일하건 고되게 쉬건, 어른이 곁에서 보이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이대로 따라하는 어른이 되기도 하고, 둘레 어른하고는 아주 다른 길을 걷는 어른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는 모두 제 숨을 쉬려고 태어나고, 제 숨결을 따라 제 말을 터뜨리는 하루를 누립니다. 이 아이를 지켜보는 어른은 아이 스스로 짓는 말숨이나 말넋이 아름답구나 싶어서 그대로 살리기도 하지만, 이 아이가 터뜨리는 말숨이나 말넋을 깨닫지 못한 채 꽁공 가두기도 합니다. 《쉬멍쉬멍 놀멍놀멍》은 제주 어린이가 쓴 글로 동시집을 엮습니다. 이 동시집을 읽다 보면 고작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인데 어른들이 세운 틀에 따라 앵무새처럼 따르는 모습을 엿볼 수 있고, 나날이 생각을 키울 뿐 아니라 바보스러워 보이는 어른하고는 참 다르구나 싶은 길을 걸으려 하는 씩씩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동시집은 두 얼굴을 보일 수밖에 없는 아이들 글을 잘 살려 주었어요. 이 대목에서 참 이쁩니다. 틀에 박힌 어른이 시키거나 이끄는 대로 따라하더라도 아이는 아이입니다. 틀에 가두지 않으면서 생각날개를 북돋우는 어른이 이끌지 않더라도 스스로 날아오르고 싶은 아이는 힘차게 날아오르기 마련입니다. ‘가르치는 어른’은 이 대목을 읽으면 되지 싶어요. 사랑을 물려주고 보여주면 넉넉해요. ㅅㄴㄹ
주말은 노는 날 / 성은 시험날 / 아시는 못 놀암주게. // 성이 시험날이라 / 아시는 못 놀암주게. (주말과 시험/월량초 4년 김재환/쉬멍쉬멍 놀멍놀멍 144쪽)
벌테 우리 아시 / 우리 아시는 벌테마씀 / 두렁청허게 벌테짓 하영 허주마는 / 난 아시가 좋수다. (아시, 신광초 2년 장휘진/쉬멍쉬멍 놀멍놀멍 168쪽)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