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9.1.10.)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미룬다고 할 적에는 할 일이 있는데 굳이 오늘 이곳에서 안 한다는 뜻입니다. 일을 미루는 이한테는 할 일이 있어요. 이와 달리 스스로 기운을 못 내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무엇을 해야 즐거울까를 갈피를 못 잡는 셈이겠지요. 가만 보면, 미루거나 늑장을 부리는 사람이란, 미루거나 늑장을 부리더라도 스스로 할 일이 있어요. 미룰 만한 일이나 늑장을 부릴 만한 일이 없다면? 몹시 퍼지거나 하루하루 뜻없이 흐르지 싶습니다. 손을 전기난로에 녹이면서 배를 볼록 내밀며 그림책을 펴는 작은아이 모습은 지난날 큰아이 모습하고 닮습니다. 어쩌면 두 아이 모습은 옛날 어머니랑 아버지 모습을 닮았을 수 있어요. 12월에 장만해 놓고 집에 모셔 두었던 그림책하고 사진책 몇 가지를 책숲집으로 옮깁니다. 묵은 그림책은 투박하면서 힘있는 붓끝이 그림마다 싱그럽네 하고 새삼스럽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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