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17.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

 윤동교 글·그림, 레드우드, 2016.1.30.



지난해 삼월에 부산 보수동으로 책집마실을 간 길에 ‘산복도로 북살롱’에서 장만한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를 이제서야 들추어 읽는다. 오랫동안 책시렁에 고이 모셔 두었구나. 재미삼거나 멋삼아서 ‘언니는 ……’ 하고 말하지 싶은데, 이런 말씨는 어쩐지 재미없다. ‘아줌마는 ……’이나 ‘아저씨는 ……’이라 해도 그리 재미없다. “나는 맥주를 마신다”라고만 하면 될 노릇일 텐데. 그나저나 이 책에는 나라밖 여러 가지 보리술을 다룬다. 글쓴이 스스로 맛을 보고서 몇 가지 이야기를 이곳저곳에서 찾아내어 덧붙인다. 다만 맛이란 사람마다 다르기에 글쓴이가 들려주는 술맛이 꼭 그러하리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에서 나온 보리술을 두고서는 딱히 이 맛이나 저 맛을 찬찬히 그리지는 못한다. 끝자락에 세 가지를 다루지만 아예 안 다루는 셈이라 할 만하다. 사람들이 흔히 마시는 보리술을 놓고는 아무 말이 없다. 한국에서 나온 보리술도 저마다 맛이 다르고, 때에 따라 맛이 다르다. 어느 철에는 이 보리술이 좀 낫다 싶다가도 어느 철에는 또 맛이 바뀐다. 나라밖 보리술을 두고는 낱낱이 맛을 가르면서도 나라안 보리술을 두고는 이야기를 못 풀어내니, ‘나 말야, 큰가게 돌며 이런 보리술 사먹었다?’는 느낌이 짙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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