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렇게 찍으세요 - 사진 작가 최민식 우리 인물 이야기 6
강무지 지음, 한지선 그림 / 우리교육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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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197


《뭘 그렇게 찍으세요》

 강무지 글

 한지선 그림

 우리교육

 2006.11.20.



민식은 아궁이에 굵다란 장작을 밀어넣고 나서 방으로 들어와 벽장 문을 열었습니다. 그림물감과 도화지! 아버지가 저번 주에 해주로 도장 재료를 사러 갔다가 민식을 위해 사다 준 선물이었습니다. 여러 화가의 작품이 담긴 그림책까지! (24쪽)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사실을 꾸미거나 부풀리지 않고 그대로 찍는 것이다. 이 볼품없이 일그러지고 불쌍한 사람들은 다름아닌 내 모습이 아닌가. 또한 내 부모형제이지 않는가.’ (76쪽)


‘왜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사진 찍는 사람이 사진 찍기 편한 옷을 입으면 됐지, 꼭 신사복에 넥타이를 매야 하나, 참 나.’ (106쪽)


민식은 산동네에 있던 조그만 집마저 은행에 담보로 잡혔습니다. 융자를 받은 돈으로 사진집 《인간》을 이어서 펴냈습니다. 그러나 애써 펴낸 사진집이 잘 팔려서 창작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정부 감시만 더 끈질겨졌습니다. (118쪽)



  너덧 해쯤 앞서 내로라하는 사진가·사진비평가 들이 모인 자리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분들은 ‘청소년이 읽을 사진책을 여태 아무도 안 썼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다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청소년 사진책을 스스로 쓸 생각’을 안 하더군요.


  이분들 이야기를 한참 듣다가 “그러면 이런 자리에서 투덜거리지 말고 좀 스스로 써 보세요.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 책을 쓰면 더 좋을 테고요.” 하고 한 마디를 했어요. 이랬더니 한동안 조용합니다. 아무도 말을 더 안 합니다. 이러다가 딴 얘기로 돌리더군요.


  《뭘 그렇게 찍으세요》(강무지, 우리교육, 2006)는 사진님 최민식 님이 걸어온 자취를 돌아보는 이야기책입니다. 글쓴이는 사진을 그리 모르는 분으로 느낍니다만, ‘최민식’이라는 이름을 듣고 이분을 여러 걸음으로 만나서 같이 다니고 말을 섞은 뒤에 ‘취재를 바탕으로 쓴 동화’ 얼거리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만한 동화나 위인전도 나쁘지는 않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조금 더 깊이 헤아리거나 살피고서 이 이야기를 쓰거나 가다듬었으면 한결 나았으리라 느껴요. ‘최민식 목소리’하고 ‘최민식 발자취’는 담아내려고 몹시 애쓴 티가 나지만, ‘사진 목소리’하고 ‘사진 발자취’는 거의 못 건드렸거든요.


  왜 이렇게 사진을 찍는지, 이렇게 찍은 사진은 이 삶터에 어떻게 이바지를 하는지, 사진이란 우리 삶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지, 어린이나 푸름이가 손전화 기계로도 얼마든지 사진을 찍고 나누는데, 이때에 어린이나 푸름이가 알아둘 만한 대목은 무엇인지 …… 여러 가지로 짚을 만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짚을 적에 비로소 사진가를 둘러싼 동화나 위인전이라 할 테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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