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코와 술 6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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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44


《와카코와 술 6》

 신큐 치에

 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6.11.25. 



  함께 먹는 밥이 맛나고, 혼자 먹는 밥이 맛있습니다. 함께 먹으며 수저가 그릇을 건드리는 소리를 듣고, 혼자 먹으며 조용한 수저질을 누립니다. 함께 먹고서 잔뜩 나오는 설거지를 복닥복닥 해내고, 혼자 먹고서 몇 없는 설거지를 가뿐하게 마칩니다. 우리는 입으로 먹는다기보다 마음으로 먹고, 손길로 먹고, 눈빛으로 먹고, 이야기로 먹고, 살갗으로 먹고, 생각으로 먹다가는, 느낌으로 찬찬히 먹지 싶습니다. 《와카코와 술》 여섯걸음을 읽으면, 밥에 붙인 이름을 귀로 들으면서 먹는 이야기에, 코랑 눈으로 맛보면서 먹는 이야기가 문득문득 흐릅니다. 여섯걸음에서뿐 아니라 다른 걸음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꾸준히 흘러요. 온몸에 온마음을 써서 먹는 기쁨을 그린 만화라고 할까요. 술이 되어 준 물 한 방울을 찌르르 느껴 봅니다. 밥알이나 살코기가 되어 준 풀 한 포기를 짜르르 느껴 봅니다. 곰곰이 보면, 물도 밥도 살코기도,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먹고 빗물을 받아들이면서 자랍니다. 우리는 밥이나 반찬이라는 이름을 붙인 바람님이나 해님이나 비님을 마음으로 먹으면서 몸을 튼튼히 건사한다고 할는지 몰라요. 별빛이 흐르는 밤을 담아서 받아들이고, 햇빛이 퍼지는 낮을 실어서 맞아들입니다. ㅅㄴㄹ



한 번 그 이름을 발음하면 식감이 입 안에서 살아나기 때문에 먹을 수밖에 없다. 뜨끈한 술이랑 같이. (5쪽)


냄새만으로도 맥주가 계속 넘어가는구나. 코로 맛보고 눈으로 맛보고. (4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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