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본다



갈무리해 놓은 글을 묶으면 책이 된다. 누구는 갈무리한 글을 고스란히 책으로 묶고, 나는 갈무리한 글을 출판사로 보내기 앞서 여러 벌 손질하는데, 출판사에서 틀에 앉히면 이때에 거듭거듭 손질한다. 끝날 듯하지 않은 글손질은 출판사에서 겉그림을 마무리하고 인쇄소로 넘기면 드디어 마감. 이때까지 내가 할 몫이란 오로지 글손질에 다시금 글손질. 틀린 글씨를 찾으려고 글손질을 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내가 나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더 거듭날 길이란 무엇인가를 알아보려고 글손질을 한다고 해야지 싶다. 글쓴이가 책쓴이로 거듭나는 길은 언제나 이렇다. 스스로 돌아보고 스스로 새로보며 스스로 다시보다가 어느덧 마음에 날개를 달고서 훨훨 바람을 타고 무지개를 노래하는 길을 가려고 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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