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정액권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8.12.4.)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어디에 잔뜩 있으나 찾아내지 못하는 오랜 인천살림이 많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예전 전철정액권입니다. 두 줌으로 쥘 만큼 모았으나 어디에 건사한다고 두었다가 오히려 못 찾습니다. 그래도 어디에선가 몇 조각을 찾아냈는데, 1994년이라는 해에 동인천역부터 이문역까지 오가는 길에 8000원짜리 전철정액권을 동인천역에서 사서 썼어요. 그때에는 청소년을 헤아리는 정책은 없었고 ‘대학생 할인’이 있었고, 대학생한테는 ‘10000원 표’를 ‘8000원’에 팔아 주었는데, 서울에 사는 대학생은 그냥 ‘20000원 표’를 ‘16000원’에 사다가 썼다더군요. 자꾸 사기 귀찮아서. 그러나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대학생은 전철정액권에 마지막으로 50원이 떨어지도록 남겨서 전철로 1000원 넘는 길에 알뜰히 썼습니다. 그때에는 전철정액권을 늘 여럿 챙기고 다니면서 숫자를 적어 넣었어요. 얼마가 남았는가를 적어야 50원을 남겨서 크게 쓰거든요. 철도청에서 일하는 어버이를 둔 동무는 숫자를 안 적어도 뒤쪽 흑연을 잘 보면 얼마가 남는가를 알 수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손길이 묻은 예전 살림을 돌아보면서, 이 손길에 어떤 자취가 흐르고, 우리가 걸어온 길이 앞으로 어떤 새길이 될 만한가를 어림합니다. 역사나 인문이니 지리나 학문이란 먼 데에는 없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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