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차례의
몇 차례의 말을 듣고서 → 몇 마디로 말을 듣고서
다섯 차례의 패배 끝에 → 다섯 자리서 진 끝에
열 차례의 강의 → 열 걸음 강의
단 한 차례의 사고도 없다 → 딱 한 가지 사고도 없다
‘차례(次例)’는 “1. 순서 있게 구분하여 벌여 나가는 관계. 또는 그 구분에 따라 각각에게 돌아오는 기회 ≒ 등차(等次)·서차(序次)·제차·차서(次序)·차제(次第) 2. 책이나 글 따위에서 벌여 적어 놓은 항목 3. 일이 일어나는 횟수를 세는 단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차례 + 의’는 일본 말씨이고, ‘-의’를 덜어내면 됩니다. 더 손질하고 싶다면 흐름을 살펴서 ‘마디’나 ‘자리’나 ‘걸음’이나 ‘가지’나 ‘벌’이나 ‘곳’이나 ‘길’ 같은 낱말을 넣을 수 있어요. ㅅㄴㄹ
그 집을 떠난 뒤 또 몇 차례의 이사를 거듭하면서 우리가 사는 집은 조금씩 더 커져갔다
→ 그 집을 떠난 뒤 또 몇 걸음씩 집을 옮기면서 우리가 사는 집은 조금씩 더 커져갔다
→ 그 집을 떠난 뒤 거듭하여 집을 옮기면서 우리가 사는 집은 조금씩 더 커져갔다
《풀종다리의 노래》(손석희, 역사비평사, 1993) 43쪽
여러 차례의 조우를 거치면서 만들어내는 거니까요
→ 여러 걸음 만나면서 지어내니까요
→ 여러 자리서 만나며 지어내니까요
→ 여러 곳에서 만나며 지어내니까요
→ 여러 길로 만나면서 지어내니까요
《충사 1》(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 75쪽
한 차례의 내리막도 없는 산길이었다
→ 내리막이 하나도 없는 멧길이었다
→ 내리막이 한 곳도 없는 멧길이었다
《지리산 아! 사람아》(윤주옥, 산지니, 2017) 58쪽
다음 차례의 의료까지 남아 있는 열흘 정도는
→ 다음 의료까지 남은 열흘 즈음은
→ 다음에 받을 의료까지 남은 열흘 즈음은
《아픈 몸을 살다》(아서 프랭크/메이 옮김, 봄날의책, 2017) 12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