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도 그래 - 지금 여기, 10대들의 속마음
순천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 지음, 황왕용 엮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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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시렁 142


《괜찮아, 나도 그래》

 순천 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

 황왕용 엮음

 학교도서관저널

 2017.11.30.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는 감추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여러분과 친해지고 싶어요. 선생님의 감추고 싶은 이야기, 여러분의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놓을까요? (74쪽)


소중하고 놀라운 일로 생겨난 여러분, 하루가 힘들고 벅차다는 여러분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여러분들 스스로에게도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말해 봅시다. (257쪽)


“딱 너 같은 아들, 딸 낳아 봐라.” 혹은 “우리 아들, 딸 덕분에 정말 행복해.”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나요? 도대체 부모의 마음은 어떤 걸까요? 30년 후 어른이 되어 지금 여러분만 한 자녀를 두었다고 가정하고 편지를 써 보세요. (290쪽)



  꼬투리를 잡거나 따돌림질이 판치는 곳이라면, 마음을 고스란히 털어놓기란 어렵습니다. 서로 아끼거나 따스한 손길이 흐르는 곳이라면, 마음을 차분히 털어놓을 만합니다. 집이나 학교 모두 입시지옥이라는 굴레일 적에는, 교사도 학생도 마음을 그대로 보이기가 어렵겠지요. 집이며 학교이며 마을이며 어깨동무하는 즐거운 터전이 된다면, 어른도 아이도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면서 어깨동무를 할 테고요.


  메마르거나 딱딱한 곳이라면 마음을 열어 글 한 줄을 쓰기 어렵습니다. 이때에는 속내를 감추면서 짐짓 꾸미거나 치레하는 글만 쓸 수 있을 뿐입니다. 부드러우면서 포근한 곳이라면 마음을 열어 글 한 줄을 쓰기 쉽습니다. 멋이나 치레에 마음을 쓸 일이 없으니, 수수하거나 투박한 글이어도 함께 즐기면서 나눌 수 있어요.


  《괜찮아, 나도 그래》(순천 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황왕용, 학교도서관저널, 2017)는 중학교 푸름이가 마음을 열어 글 한 줄을 쓰기를 바라는 마음을 갈무리합니다. 푸름이 누구나 마음에 짐을 얹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쓰기를 이야기합니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말로 하기 어렵다면 글로 옮겨서 넌지시 밝혀 주기를 바라고, 이렇게 밝혀 준 이야기를 맺거나 풀도록 돕고픈 뜻을 갈무리해요.


  곰곰이 돌아보면 요즈음 젊은 교사는 푸름이 나이로 학교를 다닐 적에 비로소 글쓰기다운 글쓰기를 처음으로 익혔다고 할 만합니다. 반공 글짓기나 백일장 글짓기 허울을 조금씩 털어내려는 흐름이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싹틀 수 있었고, 요즈막에는 이 싹에서 줄기가 튼튼히 오른다고 할 만합니다.


  푸름이 글쓰기란, 멋스러운 글쓰기가 아닌, 속마음을 밝히는 글쓰기입니다. 어린이 티를 살며시 벗고서 앞으로 거듭날 어른다운 삶길을 꿈꾸려고 하는 글쓰기입니다. 이런 글쓰기 나눔길을 작은도시 순천에서 펴는 이웃님이 있으니 반갑습니다. 푸름이가 더 큰 도시를 바라보지 않도록, 제 삶터에서 스스로 튼튼하게 서도록, 동무를 아끼고 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을 스스로 끌어내도록 북돋우는 글쓰기란 아름다운 배움자리가 되리라 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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