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1.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템플 그랜딘/홍한별 옮김, 양철북, 2005.9.12.



11월 1일인 줄 모른 채 아침에 시골버스를 탔다. 고흥군은 ‘고흥군민 날’이라고 떠들면서 서울에서 노래꾼을 부른다느니 면사무소에서 관광버스를 불러 마을 할매 할배를 태우고 읍내 공설운동장까지 모셔다 둔다느니 한다. 군민 한마당으로 무슨 잔치를 하는지 모르겠다. 새 군수란 벼슬아치도 예전 군수란 벼슬아치랑 똑같이 막삽질을 밀어붙이면서 목돈을 긁어모으는 데에만 눈길이 팔리니, 이런 고을에서 하는 군잔치가 참 덧없구나 싶다. 나는 잃어버린 손전화를 찾으려고 읍내에 가는데, 잃은 손전화는 찾을 길이 없었고, 예전에 쓰던 손전화를 살려서 쓰기로 한다. 오며 가며 버스에서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를 마저 읽는다. 템플 그랜딘 님 삶을 다룬 영화를 먼저 보았고, 영화를 보고 나서야 이이 책이 우리 집에 멀쩡히 있는데 여태 안 읽은 줄 깨달았다. 사람들 눈으로 이이한테는 ‘장애가 있다’고 한다만, 걸림돌이 있는 모습이라기보다는 그저 어느 한 가지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스스로 삶을 다르게 바라보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온걸음으로 사람을 만나고, 온몸으로 일을 하고, 온마음으로 배우려 하는 이이 모습을 글로 엿보면서, 내가 바라고 가꾸려는 삶은 늘 온넋으로 짓는 하루가 되어야겠다고 깨닫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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