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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여자회 방황 5
츠바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21
《제7여자회 방황 5》
츠바나
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7.4.30.
저는 치마바지란 옷을 입습니다. 그런데 겉보기로는 그냥 치마로 느끼나 봅니다. 교칙에 맞추어 머리카락을 짧게 치고 똑같은 학교옷을 맞춰 입은 고등학교 아이들이, 중학교 아이들이 제 차림새를 보고 “남자가 치마 입었어?” 하는 말을 큰소리로 지껄입니다. ‘떠들다’가 아닌 ‘지껄이다’입니다. 요새도 초등학교 어린이가 제 머리카락을 보면서 “남자가 머리가 길어!” 하며 큰소리로 지껄입니다. ‘말하다’가 아닌 ‘지껄이다’입니다. 왜냐하면 중·고등학생이든 초등학생이든 스스로 삶이 없어서 내뱉는 말이거든요. 틀에 박히고 길들고 만 몸뚱이에서 흘러나오는 말소리에는 사랑도 삶도 살림도 생각도 슬기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제7여자회 방황》 다섯걸음을 읽는데 꽤 재미있습니다. 오늘로 치면 꽤 앞날이 될 즈음, ‘동무’가 아예 사라졌기에 학교에서 억지로 번호에 맞추어 짝을 맺어 ‘동무 되는 놀이’를 시킵니다. 더 먼 앞날에는 아예 ‘동무’란 말조차 없어서 어떤 먼 앞날 아이가 시간을 가로질러 ‘동무놀이’를 시키는 옛날(?)로 슬쩍 찾아와 ‘동무 되기’를 겪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가 서로 동무라면, 이웃이라면, 참말로 어떤 말을 입에 얹을까요? 우리가 서로 ‘사람’이라면 어떤 목소리로 말을 터뜨릴까요?
“처음 눈을 뜨면 이미 어른이고 이미 누군가이고 거기에서 시작하는 거야. 주위 사람들의 기억도 맥락을 맞추게끔 재구성되어 아무도 그가 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물론 본인도 깨닫지 못해. 나도, 실은 어제 갑자기 만들어진 인간 아닐까라고 계속 생각했거든.” (17쪽)
“갖고 싶은 것이라, 만약에 살아 있었다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101쪽)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