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13.

 

《쿠마미코 4》
 요시모토 마스메 글·그림/이병건 옮김, 노블엔진, 2016.6.1.

 

예전에는 참으로 몰랐으나 아이들을 낳고 돌보는 살림을 꾸리면서 시골에서 살고 보니 ‘오늘 한국에서 시골로는 너무 모자라다’고 느낀다. 시골살림만으로는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버이도 참다이 가르치기 힘들다. ‘숲속으로 들어가서 살아야’겠구나 싶다. 우리 숲을 누릴 노릇이라고, 우리 숲집을 지어서 가꿀 노릇이지 싶다. 이렇게 숲에서 지낸다면 서울 같은 데를 쳐다볼 일이 없을 테지. 《쿠마미코》를 네걸음째 읽는데, 깊은 멧숲에서 살아가는 곰은 도시에서 흐르는 갖은 물질문명을 다룰 줄 알면서도 숲이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터전인 줄 안다. 곰하고 함께 살며 마을에서 무녀 노릇을 하는 아이는 숲에서 아무리 손수짓기를 다 해낼 줄 알아도 도시로 안 가면 내내 시골뜨기가 되어 외톨이로 처박히리라 여긴다. 만화이니까 이런 얼거리로 그릴 수도 있을 텐데, 손수 나무를 해서 밥을 지을 줄 알고, 전기가 없어도 아무 걱정이 없으며, 흙하고 해하고 비하고 바람이 베푸는 모든 숨결을 넉넉히 누리는 살림에서 무엇이 아쉬울까. 어쩌다 도시로 마실을 할 수 있을 테지만, ‘남이 만들어 준 것’으로 먹고사는 얼거리에서는 스스로 설 길이란 없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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