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단정적


 단정적 태도를 취하다 → 딱 자르는 몸짓이다

 단정적으로 말하다 → 딱 잘라 말하다

 나름대로 느껴지는 분위기와 너무 큰 차이가 나는 단정적 보도 → 그 나름대로 느낀 흐름과 너무 크게 다른 쐐기글


  ‘단정적(斷定的)’은 “딱 잘라서 판단하고 결정하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딱 자르다”로 손질하면 되는데, 앞으로는 ‘딱자르다·딱가르다’를 한 낱말로 삼을 만하지 싶습니다. “못을 박다”나 “쐐기를 박다”라 할 수 있고, 이 또한 ‘못박다·쐐기박다’라 할 만해요. 쐐기를 박듯 쓴 글이나 한 말이라면 ‘쐐기글·쐐기말’이 되겠지요. “단정적 기사·단정적 보도”는 ‘쐐기글’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작은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데 그렇게나 단정적으로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것은지

→ 숱한 사람들이 그 작은 길에도 마음을 거는데 그렇게나 단단히 쐐기를 박을 수 있는지

→ 숱한 사람들이 그 작은 꿈에도 마음을 거는데 그렇게나 쐐기를 박을 수 있는지

→ 숱한 사람들이 그 작은 바람에도 뜻을 모으는데 그렇게나 딱 자를 수 있는지

《난 월급받는 시인을 꿈꾼다》(오봉옥, 두리, 1992) 165쪽


하도 단정적이어서 나는 아무 말도 않고 듣고만 있었다

→ 하도 딱 잘라 말해서 나는 아무 말도 않고 듣기만 했다

→ 하도 힘있게 말해서 나는 아무 말도 않고 듣기만 했다

→ 하도 못을 박아서 나는 아무 말도 않고 들었다

→ 하도 밀어붙여서 나는 아무 말도 않고 들었다

→ 하도 마땅한 듯 여겨서 나는 아무 말도 않고 들었다

《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한정식, 열화당, 1999) 82쪽


그는 환자라는, 일반화되고 단정적이며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 그는 환자라는, 흔히 딱 잘라 말하는 어렴풋한 이름이 아니다

→ 그는 환자라는, 으레 딱 잘라 가르는 두루뭉술한 이름이 아니다

《아미쿠스 모르티스》(리 호이나키/부희령 옮김, 삶창, 2016) 30쪽


잘한 일이냐 잘못한 일이냐를 단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 잘한 일이냐 잘못한 일이냐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 잘한 일이냐 잘못한 일이냐를 딱 갈라 따지기는 어렵다

→ 잘한 일이냐 잘못한 일이냐를 섣불리 헤아리기는 어렵다

→ 잘한 일이냐 잘못한 일이냐를 함부로 밝히기는 어렵다

《언어는 인권이다》(이건범, 피어나, 2017) 7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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