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3.


《처음 사람 1》

 타니가와 후미코 글·그림/박소현 옮김, 삼양출판사, 2018.8.27.



아이들하고 마을 빨래터에 간다. 나는 물이끼를 걷어내고, 아이들은 저희 신을 빨래한다. 아이들 빨래질은 좀 서툴지만 신을 빨 적에는 안 쳐다보기로 한다. 저희 스스로 천천히 깨닫고 배우리라 본다. 빨래터 물이끼를 다 걷고 물갈이를 할 즈음, 요 몇 달 동안 미꾸라지를 못 봤는데 씨가 말랐는지, 누가 다 잡아갔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바로 이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꼬물꼬물 헤엄친다. 어라, 너 잘 살았구나! 신을 다 빨고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미꾸라지를 찾아낸다. 어린 미꾸라지도 보고, 민물새우도 본다. 눈여겨보니 잘 보이지? 만화책 《처음 사람》 첫걸음을 읽으며 타니가와 후미코 님 책은 언제 보아도 줄거리가 탄탄하며 이쁘다고 느낀다. 다만 한 가지가 아쉽다. 늘 남녀 사이에 얽히고 맺는 줄거리만 다룬다. 굳이 다른 줄거리를 다루어야 하지는 않을 테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얽히는 놀이’를 줄거리로 다루면 재미없다고 여긴다. 가만 보면 사회도 문학도 예술도 온통 이런 놀이만 있다. 좋으니 싫으니 툭탁거리는 놀이가 재미나다고 여길까? 사람살이는 이런 툭탁질 말고는 없나?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기쁜 자리를 조금 더 넓고 깊으면서 새롭게 그릴 수 있다면, 눈이 확 트이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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