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23.


《서쪽나라 이야기》

 스와 미도리 글·그림/정은서 글, 애니북스, 2013.6.4.



집에 쌓은 책을 바지런히 갈무리해서 책숲집으로 옮긴다. 며칠 이렇게 하니 차츰 트인다. 쌓지 말자는 생각을 다시금 하고, 트이면 트일수록 한결 넓게 하루를 누리면서 시원하다. 읽었으면 바로 갈무리해서 곧장 책숲집에 가져다 놓도록 하자. 새해다짐이라기보다 한가위다짐을 한다. 《서쪽나라 이야기》를 읽는다. 아프면서 아름다울 수 있고, 아름다우면서 아플 수 있는 페르시아 옛이야기로구나 싶다. 삶을 슬기롭게 가꾸면서 이 슬기로움을 아이들한테 물려주려고 길어올린 이야기이기도 할 텐데, 모든 이야기는 어른으로서 늘 즐겁게 짓기에 아이한테 물려줄 만하지 싶다. 누구는 왜 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누구는 왜 새하고 말을 못 할까? 누구는 왜 새랑 오래오래 함께 살아갈 수 있는데, 누구는 왜 새랑 살 엄두조차 못 낼까? 마음으로 보는 눈하고, 마음으로 짓는 살림이란 무엇인가. 손으로 짓는 세간하고, 손으로 읽는 길이란 무엇인가. 옛이야기에는 그야말로 온갖 수수께끼가 깃들었지 싶다. 이를 풀어내는 만큼 슬기롭게 눈을 틔울 테고, 아름답게 걸을 테고, 즐거이 살림을 지을 테고,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테지. 먼먼 옛날부터 흐르고 흐른 이야기를 돌아보면서, 오늘 지어 새롭게 남길 이야기를 헤아린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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