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이야기 10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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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04


《신부 이야기 10》

 모리 카오루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8.8.15.



  작은아이 귀를 파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간지러워 죽겠다면서 도무지 귀를 내놓을 생각을 안 합니다. 이러다가 여덟 살을 보내는 가을날 저녁 “아버지, 귀 좀 파 주세요. 손가락으로 귀를 파 봤더니 많이 나오더라.” 하고 부릅니다. 작은아이를 무릎에 누이고 왼귀는 그럭저럭 파지만 오른귀는 조금도 못 팝니다. 간지러움을 끝내 참을 수 없는 듯합니다. 오른귀는 며칠 사이에 팔 수 있겠지요. 이제 열한 살 가을을 보내는 큰아이도 볼 수 있겠구나 싶은 《신부 이야기》 열걸음을 피아노 건반에 얹어 놓습니다. 앞선 아홉걸음까지는 아직 좀 먼 이야기였지 싶으나 열걸음째에는 사냥, 활쏘기, 수리 길들이기, 드넓은 들에서 보내는 겨울잠, 목숨을 걸고 사랑을 찾아 떠난 아가씨, 신분·계급이 버젓한 터전에서 너그러운 아저씨, 목숨을 걸고 앙갚음하는 벗처럼, 여러 사람들 갖은 삶과 살림 이야기가 부드러이 이어지면서 흐릅니다. 숱한 가시버시 살림자락을 톡톡 건드리면서 걸어가는 이야기는 앞으로 어디쯤에서 마무리를 지을 만할까요?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짝을 짓고 아이를 낳으며 하루를 짓는 걸음일까요? 머잖아 가을바람도 잠들겠지요. ㅅㄴㄹ



“말을 보고 있으면 즐겁잖아요?” “으응? 응.” “어렸을 때는 손이 비면 늘 이렇게 말을 보러 왔어요. 말이 풀을 먹는 모습을 하루 종일 바라보는 거예요.” (90쪽)


“강하니까 좋아하고, 강하지 않으니까 좋아하지 않고, 그런 게 아니에요. 늑대도 어렸을 때는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먹어요. 늙으면 약해지기도 하겠죠. 그래도 늑대는 늑대예요.” (104∼10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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