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럭 글쓰기
사전을 펴면 ‘부시럭’은 틀리고 ‘부스럭’이 맞다고 나온다. 어떤 이는 사전에서 다룬 대로 글을 맞추어서 쓸 텐데, 이 같은 표준말 얼거리는 참으로 알맞을까? ‘부스럭’하고 비슷한 낱말로 ‘바스락’이 있다. ‘부스럭·바스락’은 소리에서 따온 낱말이다. 자, 생각해 보자. 소릿결을 담은 낱말이라면 ‘부스럭·바스락’만 맞다고 할 수 있는가? 누구는 ‘뱌스략’이라 느낄 수 있다. ‘뷰수람’이라든지 ‘브스륵’이라 느낄 수도 있다. ‘부시럭’뿐 아니라 ‘바시럭’이나 ‘바사락’ 같은 소리를 느껴서 이러한 말을 써 볼 수 있겠지. 이처럼 다 달리 느껴서 다 달리 쓰는 말이란 사투리이다. 사투리란 싱그럽게 살아서 움직이고 통통 튀는 바람 같은 말이다. 표준말이 틀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표준말에 매이면 생각이 매이고, 생각이 매이면 글도 똑같이 매인다는 이야기이다. 글을 쓰며 맞춤법이 좀 틀린다고 걱정할 일이 없다.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바라보는 대로, 꿈꾸고 사랑하는 대로 즐겁게 글을 쓰면 된다. 아이들이 가랑잎을 부슥부슥 밟으며 꺄라라 웃고 노래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