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촉 觸


 제일 촉이 좋다 → 가장 잘 느낀다 / 가장 잘 알아챈다 / 눈치가 가장 좋다

 정말 촉이 빠르다 → 참말 빨리 느낀다 / 참 빨리 알아챈다 / 참 눈치가 빠르다


  ‘촉(觸)’은 “[불교] 1. 십이 연기의 하나. 주관과 객관의 접촉 감각으로, 근(根)과 대상과 식(識)이 서로 접촉하여 생기는 정신 작용을 이른다 2. 신근(身根)에 의하여 접촉되는 대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런 뜻풀이하고 사람들이 흔히 쓰는 “촉이 좋다”는 안 어울립니다. 다만 한자 ‘촉’은 ‘촉감·감촉’하고 맞닿는다 할 만해요. ‘촉감(觸感)’은 “1. = 감촉(感觸) 2. [의학] = 촉각(觸覺) 3. [한의학] = 촉상(觸傷) 4. [북한어] 어떤 사실이나 현상으로부터 다른 내용을 알아차림”을 뜻하고, ‘감촉(感觸)’은 “외부의 자극이 피부 감각을 통하여 전해지는 느낌 ≒ 촉감(觸感)”을 뜻한다고 해요. 뜻이나 결을 이모저모 헤아리고 보면 “촉이 좋다”나 “촉이 빠르다”에서 ‘촉’은 ‘느낌·결·눈치’를 나타내는구나 싶어요. 때로는 ‘손맛·손느낌·손결’로 써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발달된 촉을 따라 사람을 만나고 프로그램을 택해 왔던지라

→ 발돋움한 손맛을 따라 사람을 만나고 길을 골라 왔던지라

→ 발돋움한 손결을 따라 사람을 만나고 길을 골라 왔던지라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김탁환, 돌베개, 2017) 186쪽


어찌나 촉이 좋은지 사람들이 지키면 안 나타난대

→ 어찌나 느낌이 좋은지 사람들이 지키면 안 나타난대

→ 어찌나 눈치가 좋은지 사람들이 지키면 안 나타난대

→ 어찌나 손결이 좋은지 사람들이 지키면 안 나타난대

《경국대전을 펼쳐라!》(손주현, 책과함께어린이, 2017) 99쪽


촉이 좋은 남자네. 이렇게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바로 알아채다니

→ 눈치가 좋은 사내네. 이렇게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바로 알아채다니

→ 결이 좋은 사내네. 이렇게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바로 알아채다니

《블랙 벨벳》(온다 리쿠/박정임 옮김, 너머, 2018) 31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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