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0.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

 박형권 글, 모악, 2017.2.10.



갑자기 고흥읍에 나와야 할 일이 생긴다. 볼일을 보러 바삐 움직인다. 웬만하면 걸어서 움직이지만, 은행 문 닫는 때를 살피느라 택시를 타고 움직인다. 도시라면 이런 볼일을 쉽고 가까이 볼 테지만, 시골에서는 읍내에서조차 이 끝에서 저 끝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우체국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돈을 찾은 뒤, 건너편 농협으로 가는데 16시가 안 된 때에 덧문을 내렸네. 뭐지? 시골 읍내 농협은 16시가 안 되어 문을 닫나? 워낙 이랬나? 읍내에 다른 농협이 있는가 머리를 굴려 본다. 한 군데가 떠오를 듯해서 그리 가니 있다. 보내야 할 돈을 겨우 보내고 그곳 일꾼한테 물으니, 옛 군청 앞에 있는 농협은 그리 일찍 닫는다네. 허허, 참 웃기다. 농협이라면서, 농협이 시골사람을 참 우습게 아네. 읍내 어린이 놀이터 한 곳으로 가서 다리를 쉬며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을 읽는다. 글쓴이가 그동안 써낸 시집이나 동화책을 떠올리니, 모악 시선집을 낸 이분이 다른 출판사에서 책을 낸 그분이 맞나 싶도록 글이 다르다. 아니, 시를 이렇게 맛깔나게 쓸 줄 알면서 왜 다른 시집하고 동화책은 그렇게 맛없게 썼을까? 바닷말을 고스란히, 바닷내음을 그대로 글로 얹으면 시도 되고 동화도 되고 꿈도 되는 즐거운 이야기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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