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면서 부르는 노래



아이를 돌보면서 이 아이가 말을 배우도록 이끌자니, 어버이로서 늘 말을 새로 배워야 한다. 어버이 스스로 말을 늘 새로 배우지 않는다면 아이한테 어떤 말도 못 가르친다. 고인 말로는 고인 삶만 보여줄 뿐이요, 고인 생각으로 고인 길을 걷도록 등을 미는 셈이다. 아이가 활짝 웃으면서 새롭게 한발 뻗기를 바란다면, 어버이는 배움길을 새로 갈고닦기 마련이다. 어버이가 되는 기쁨이란, ‘어른이란 몸을 입어도 즐겁게 배울 뿐 아니라 새롭게 배워서 참다이 어른이 되는 마음을 익히는 길’에서 찾을 만하지 싶다. 자, 시는 어떻게 쓰는가? 아이를 낳아서 돌보니 저절로 시를 쓴다. 아이한테 말을 가르치자니 시를 쓸 수밖에 없다. 교사로 일하는 어른이 으레 동시인(또는 시인)이 되는 까닭은 매우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아이한테 말을 가르치자니 교사는 교사로 머물 수 없다. 모든 삶과 앎과 길은 노래 부르며 가르쳐야 하고, 모든 책하고 교과서는 시를 쓰며 알려주어야 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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