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 : 역사 - 깡깡이 마을을 소개합니다 깡깡이예술마을 교양서 1
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 지음 / 호밀밭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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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7


《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역사》

 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

 호밀맡

 2017.3.30.



영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일명 ‘깡깡이마을’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사실은 정작 부산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리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닙니다. 젊은이들이라면 아마도 이런 마을이 있는지조차 모를 가능성이 큽니다. (8쪽)


과연 우리가 만났던 깡깡이마을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세련되고 유연하기보다는 촌스러운 자존심과 정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18쪽)


깡깡이마을이란 이름은, 선박이 본격적인 수리에 들어가기 전에 배 외관에 붙어 있는 조개껍데기나 녹슨 부분을 벗겨내기 위해 작은 망치로 때리던 소리가 ‘깡깡’ 한다고 해서 유래했다. (28쪽)


결국 가난은 대물림되고 ‘깡깡이 아지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은 여전히 빈곤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식들은 고생하는 어머님이 안쓰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창피했고, 어머님들은 자식들에게 미안해 몸을 상해 가며 열심히 일했지만 나아지는 바가 없었으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03쪽)



  마을 한 곳을 알려면, 또 마을 한 곳이 걸어온 백 해란 나날을 알려면, 먼저 이 마을에 깃들어 살아야지 싶습니다. 마을에 녹아들어 함께 살아가지 않는다면 어느 마을 한 곳을 알 길이 없다고 느낍니다. 가끔 찾아와서 마을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듣기만 해서는 겉을 훑을 뿐이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가끔 찾아와서 마을사람을 만날 적에는 어느 한때에 마을에 흐르는 바람을 누릴 수 있기는 하더라도, 아침부터 밤까지 고이 흐르는 바람을 누리지는 못합니다.


  《깡깡이 마을 100년의 울림·역사》(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 호밀밭, 2017)를 읽으면서 ‘마을읽기’를 곰곰이 돌아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비롯한 깡깡이마을은 가난한 아지매가 일거리를 찾아 배 밑바닥에 붙은 부스러기를 작은 망치로 깡깡 소리를 내며 떼어내던 삶터라고 합니다. 이제 이 깡깡이마을은 스러지거나 잊혀지는 부산시 작은 골목마을 가운데 하나라 하며, 이곳을 ‘깡깡이예술마을’로 바꾸어 살리려는 몸짓이 일어난다고 해요.


  뜻있는 바람이 불고, 뜻있는 손길이 모이는구나 싶습니다. 다만 깡깡이마을이라면 그저 깡깡이마을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사이에 ‘예술’이란 이름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사이에 예술이란 이름을 넣으면서 어쩐지 억지스럽습니다. 깡깡이마을은 깡깡이마을로 지난 백 해를 살아냈는데 불쑥 예술이라는 이름을 밀어넣어야 하지 않아요. 예술가라는 젊은이 손길이 깃들어야 마을이 살아나지 않거든요.


  마을이 살아나려면 젊은이가 깃들어 사이좋게 살아갈 수 있으면 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만 남는 시골에 요양원이나 병원이나 복지시설을 세운대서 마을이 살아날까요? 아닙니다. 시골을 살리려면 요양원 아닌 젊은 가시버시가 즐겁게 뿌리내릴 수 있는 숲하고 마당이 있어야 합니다. 깡깡이마을이 마을로서 살아나자면 예술가 아닌 ‘살림이’가 될 젊은이가 고이 깃들면 되고, 이곳에서 아이를 낳아 오순도순 지내면 되지요. 모든 이야기는 ‘살면서’ 태어날 뿐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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