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문학과지성 시인선 52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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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0


《남해 금산》

 이성복

 문학과지성사

 1986.7.5.



  참으로 많은 분이 낯익은 이름에 끌립니다. 낯익지 않은 이름이라면 선뜻 다가서지 못합니다. 신문이나 방송 같은 곳에 으레 나와야 낯익은 이름으로 여기기도 해요. 또는 대학 교수 같은 이름쯤 걸쳐야 낯익다고 여기지요. 그렇다면 이름이란 무엇일까요? 젊은 이름이나 새로운 이름이란 무엇인가요? 삶을 밝히는 이름이나 사랑을 깨우는 이름이란 어디에 있을까요? 시인이라는 이름에 앞서 삶지기나 살림꾼이라는 이름이 있는지도 헤아릴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누구 시’라서 읽기보다는 ‘삶이 흐르는 시’하고 ‘사랑이 참다이 노래가 되는 시’를 마음으로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남해 금산》을 읽다가 읽다가 한 줄도 밑줄을 긋지 못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한참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성복이란 이름이 시인으로 제법 알려진 터라 이 시집을 골랐습니다. 첫줄부터 끝줄까지 읽는 내내 알맹이 있는 이야기를 느끼거나 찾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이렇게들 써야 시가 된다고 여겼나 싶기도 한데, 1980년대가 아닌 2010년대에, 앞으로 맞이할 2030년대나 2050년대에, 우리는 어떤 눈으로 삶을 바라보면서 어떤 사랑을 어떤 사람으로서 시를 쓸 만할는지요. ㅅㄴㄹ



이곳에 와서 많이 즐거웠습니다. 갖은 즐거움 다 겪었습니다 민짜의 술집 여자들의 퉁퉁 부은 몸은 너무 즐거워 오래 보기 괴로웠습니다 하얗게 면도한 돼지가 하늘을 향해 흥흥, 냄새 맡는 것도 보았습니다 얕은 냇물이나 냇물가 조약돌보다 고운 아이들의 웃음도 보았습니다 그 웃음 속에 꼬물거리는 구더기도 보았습니다 (이젠 내보내주세요)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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