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자본주의 이야기 -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는 어떤 사회인가요?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31
김미조 지음 / 철수와영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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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시렁 1


《10대와 통하는 자본주의 이야기》

 김미조

 철수와영희

 2018.7.12.



만약 철수가 분업화 이전의 사회에 살았다면 자전거 한 대를 완성하기 위해 자전거 제작 과정 전체를 알고 있어야 했을 것입니다. 설계도를 만들고, 그에 필요한 부속품을 구입하고, 그 부속품을 끼워맞추고, 자전거에 색을 입히는 모든 일을 해내야 했겠지요. 분업화된 노동이 아니기에 그 과정은 까다롭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철수는 자신의 손에서 탄생한 자전거를 보며 이렇게 말했겠지요. “이 자전거, 내가 만들었어.” (34쪽)


사영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민영화’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사영화’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국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관리해 왔던 것을 기업이나 개인에게 팔아넘기는 것에 국민들이 가지는 반감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이지요. (116쪽)


우리는 필요로 하는 상품 이상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상품을 외면하기는 힘듭니다. (127쪽)



  여름에 에어컨을 틀어놓은 곳에서 지내는 사람은 으레 긴소매를 입습니다. 살짝 에어컨을 켜고 나서 끌 생각이라기보다 내내 에어컨을 켜기 마련이니 긴소매 아니고는 한여름에도 추워요. 에어컨 켠 곳에서 긴소매로 있다가 바깥으로 나오면 매우 덥기 마련입니다. 얼른 에어컨 켠 다른 곳으로 가려고 여깁니다. 이에 발맞추어 전기를 잔뜩 써야 하고, 전기를 잔뜩 쓰려면 발전소를 크게 지어야 하고, 발전소를 크게 짓자면 도시에서는 위해시설일 테니 시골을 밀어내야 할 테며, 송전탑을 잔뜩 박아야 할 테지요. 이동안 지구자원을 엄청나게 쓸 테고요.


  여름하고 맞닿는 에어컨이란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이 나라가 자본주의에 갓 발을 담글 즈음에는 선풍기로도 여름이 시원했습니다. 이 나라에 자본주의가 들어서지 않고 자급자족 살림이 흐르던 때에는 부채로도 여름이 시원했을 뿐 아니라, 집집마다 나무 그늘이 우거져서 굳이 부채가 없어도 되었습니다.


  《10대와 통하는 자본주의 이야기》(김미조, 철수와영희, 2018)는 어느덧 돈에 따라서 굴러가는 한국이라는 나라하고 삶터를 읽도록 이끕니다. 삶이 아닌 돈이 앞서는 나라에서 푸름이가 어떻게 길을 안 잃고 눈을 슬기롭게 뜰 만한지를 짚으려고 합니다.


  길을 잃은 사람이라면 손에 돈을 잔뜩 쥐었어도 제대로 못 쓰기 마련입니다. 길을 찾은 사람이라면 돈 없는 빈손이어도 살림을 즐겁게 지을 줄 알기 마련입니다. 눈을 슬기롭게 못 뜬다면 매체에서 흔들거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로 휩쓸리기 좋습니다. 눈을 슬기롭게 뜬다면 둘레에서 무어라 떠들든 스스로 꿈꾸고 사랑하는 결을 가꾸면서 마음껏 노래하기 마련입니다.


  돈을 몰라야 하거나 알아야 하지 않습니다. 돈을 즐겁고 알맞게 쓸 수 있으면 됩니다. 나라가 자본주의이거나 아니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어떤 길을 어떻게 걸어가겠느냐 하는 생각이 서야 합니다. 흐르는 삶터는 삶터대로 읽되, 무엇보다 푸름이 스스로 마음에 어떤 꿈하고 사랑을 심으려 하는가를 생각하고 읽을 줄 알아야지 싶어요.마음이 튼튼히 서면 두려울 일도 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생각이 곧게 서면 언제나 기쁘면서 아름답게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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