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필요 없는 나라
나가시마 류진 지음, 최성현 옮김 / 샨티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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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1


《돈이 필요 없는 나라》

 나가시마 류진

 최성현 옮김

 샨티

 2018.4.25.



“생각해 보세요. 당신네 사회에서 돈을 다루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그 업무에서 모두 해방됐을 때 어떤 일이 발어질지, 그리고 돈을 움직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에 썼을 때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35쪽)


“생명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에요.” (65쪽)


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때도 과연 법이 필요할까? 폭력은? 왜 폭력이 일어날까? 원망이나 증오는? 하지만 그런 것은 법이 있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131쪽)


기본적인 지식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 아닐까? (176쪽)


정답을 외우기만 하면 되는 우리 사회의 교육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줄 수 없다. (191쪽)



  돈이 있는 나라에 사는 우리는 돈을 생각 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돈이 있는 나라에서 산다 하더라도 돈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틀림없이 있어요. 첫째, 어린이입니다. 둘째, 아픈 사람입니다. 셋째, 손수 지어 손수 살림을 꾸리는 사람입니다. 넷째, 꿈을 그리거나 사랑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나 이 네 갈래에 들더라도 돈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할 분이 있겠지요. 요즈음 어린이는 거의 모두 손전화를 들고 다니며 누리놀이를 합니다. 아프기에 병원에서 돈이 많이 나간다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손수 짓고 살림을 꾸리지만, 저잣마당에 내다 팔아야 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겉보기로는 꿈이나 사랑 같으나, 속으로 보면 꿈하고 사랑하고는 동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른바 욕심이나 살섞기는 꿈이나 사랑이 아니에요.


  《돈이 필요 없는 나라》(나가시마 류진/최성현 옮김, 샨티, 2018)는 참모습을 다룬 인문책일 수 있고, 아직 어디에도 없는 꿈을 그린 소설책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마다 달리 여길 만할 텐데, 이 책은 ‘돈을 바라보는 눈길에 따라 우리 삶이 달라진다’고 하는 줄거리를 폅니다. 돈을 생각하기에 돈에 얽매이는 삶이 된다고 해요. 돈 아닌 삶을 생각하기에 삶을 짓는 하루가 된다고 해요. 돈만 바라보기에 아이를 슬기롭게 못 가르치기도 하지만, 어른 스스로도 새롭게 배우는 길에 못 나선다고 해요. 돈 아닌 사랑을 바라보기에 늘 사랑으로 아름다이 어우러질 길을 즐거이 걷는다고 해요.


  어느 나라이든 찬찬히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정치나 경제나 사회나 교육이나 복지나 군대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들이는 만큼 무엇이 나아질까요? 학교는 배움터인가요, 입시전쟁터인가요? 정치는 민주일까요, 정당 쇠밥그릇터인가요? 경제는 우리 살림을 헤아리나요, 숫자놀음인가요? 군대는 평화일까요, 전쟁무기 젯밥에 빠진 수렁일까요? 왜 복지는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고 여길까요? 우리는 사랑으로 슬기롭게 세울 새로운 숲집을 바라보아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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