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맞춘 나막신
고무신을 꿰다가 나막신으로 바꾼 지 두 달이 되어 갑니다. 6월 첫무렵에 첫 나막신을 맞추었고, 7월 끝무렵에 새 나막신을 맞춥니다. 두 나막신을 갈마들며 꿰면 더 오래 신겠지요. 첫 나막신은 ‘가장 무던하다’고 할 만한 끈을 대었다면, 새 나막신은 ‘마음에 확 드는 빛고운 끈’을 대기로 합니다. 제가 노란 꽃무늬 끈을 고르자 “왜 그런 끈을 고르느냐?”고 묻습니다. 이 말에 저는 “새 나막신은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끈으로 해야지. 그리고 나막신집 사장님 끈은 밝은 귤빛이야. 저기 봐.” 하고 대꾸합니다. 곁님은 나막신집 아저씨 끈을 보더니 “어머, 그러네. 사장님 끈도 그러네.” 합니다. 이른바 분홍이나 빨강이나 주홍 같은 빛깔을 사내가 입거나 꿰거나 두르지 말아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곱구나 싶은 누구나 즐겁게 입거나 꿰거나 두를 노릇이지 싶습니다. 2018.7.2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