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8.7.15.)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2018년 올해 삼월부터 비행기를 탑니다. 2002년인가 2003년을 마지막으로 나라밖으로 가는 비행기를 더 안 탔지 싶은데, 삼월 유월에 이어 칠월에도 나라밖으로 가는 비행기를, 일본으로 세걸음째 다녀오는 비행기를 타기로 하면서 ‘저가항공’이란 이름인 하늘길을 두벌 타지 싶은데, 저가항공사는 회사·표마다 짐이나 자리를 어떻게 다루는지 꽤 다르군요. 첫걸음 두걸음 세걸음 모두 배우는 마실길이니 모든 일을 즐겁게 배우자고 생각하는데, 꽤나 품이 듭니다. 그동안 비행기를 거의 하나도 생각조차 안 하고 살아서 표끊기라든지 공항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한다든지, 비행기를 타고 멀리 다녀오는 길에는 등짐이나 끌짐을 어떻게 건사해야 한다든지, 몽땅 처음으로 맞닥뜨리면서 배웁니다. 표를 끊는 데에도, 표삯을 치르는 데에도, 자리를 잡는 데에도, 짐을 맡기는 값을 먼저 내는 데에도 그야말로 땀을 쪽 빼듯이 힘을 쓰고서 두 손을 듭니다. 저가항공은 표삯을 눅게 해 준다면서 우리 기운을 빼앗아 가는군요. 우리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할까요. 눈속임을 하는 곳은 언제나 말도 눈속임이라는 대목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한 번 읽거나 들을 적에 알아차릴 수 없어 한참 다시금 읽고 새기고 누리그물에서 더 찾아보도록 하는 길이란, 서로 이웃이 되자는 길이 아닌, 악착같이 돈을 거머쥐려는 눈가림이 깃든 톱니바퀴이네 하고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이런 톱니바퀴에 스스로 물린 채 갇힌 터전은 아닐까요? 서로 마음나누기 아닌 겉치레로 손을 잡는 시늉만 하지는 않을까요? ‘고객님·수하물 관리규정·부가서비스’를 비롯한 갖가지 말은 무엇을 나타낼까요?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기에 잘못이라는 소리가 아닌, 왜 껍데기를 씌우는 말을 쓰는지를 살필 노릇입니다. 마흔 몇 살 어른이 아닌 열 살 어린이가 혼자서도 표를 끊고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알림글을 몽땅 뜯어고쳐야지 싶어요. 앞에서는 에누리를 해 주는 척하지만 정작 뒤로는 갖가지 덤을 씌우려는 저가항공이란,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치는 모습이 될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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