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근무요원



  공익근무요원 이야기를 듣는다. 두멧시골에서 사전+사진책 도서관을 꾸리는 우리 같은 곳이라면, 이 도서관을 지키거나 돌보는 일을 공익근무요원한테 맡길 수도 있단다. 군 행정에서 이를 살펴서 일을 맡기면 된다니,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나고 자란 푸름이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한다면, 시골이라는 고장에 있는 문화배움터에서 한결 뜻깊게 새로운 길을 배울 수 있는 셈이 되기도 하겠구나 싶다. 그러고 보면, 앞으로 이 나라에 평화물결이 일렁인다면, 서울 같은 큰도시 젊은이가 공익근무요원이나 현역군인으로 일한다 할 적에도 두멧시골 문화배움터에 깃들거나 숲지기 노릇이나 논밭지기 노릇을 해 보면 얼마나 즐거우면서 아름다울까. 도시 물질문명만 보고 자란 젊은이가 흙을 맨손하고 맨발로 마주할 수 있다면, 또 전문도서관에서 새로운 책길을 만날 수 있다면, 이러면서 하루를 다시 그릴 수 있다면, 이들이 스물다섯 서른다섯 마흔다섯으로 나아가는 길에 참으로 싱그러우면서 알찬 글이 태어날 만하겠지. 젊은 사내한테, 또 젊은 가시내한테, 숲바람을 마시면서 삶을 새로 돌아볼 수 있는 스물넉 달을 베푸는 이 나라가 되기를. 숲글을 지을 수 있는 배움터를 마련해 주기를. 2018.7.1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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