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85. 왜 ‘학교’라 할까
오늘날 졸업장을 주는 터는 학교라는 이름이 안 어울리지 싶다. 이름은 학교라 쓰지만 정작 학교다운 곳은 아니지 싶다. 학교에서 자율학습하고 보충수업을 한다는데, 자율학습은 스스로(자율) 익히는(학습) 길이 아니기 일쑤요, 보충수업은 보태는(보충) 배움자리(수업)가 아니곤 하다. 억지로 시키면서 자율이란 이름을 붙이고, 교과서 진도나 시험문제 풀이를 하면서 보충이란 이름을 붙인다. 이런 이름이 알맞을까? 학교에서는 모범생을 가리고 문제아나 불량학생을 나누기도 한다. 그러면 무엇이 모범이거나 문제이거나 불량일까? 뭘 잣대로 아이를 함부로 나누거나 가를까? 교사나 학생한테 “학교는 어떤 곳입니까?” 하고 물으면 하나같이 “배우는 곳입니다.” 하고 말할 텐데, 왜 배우는 곳을 ‘배움곳·배움터’라는 이름으로 안 쓰고 ‘학교’라는 이름으로 뒤집어씌울까? 배우는 곳이 아닌 길들이는 곳이요, 배우면서 나누는 곳이 아닌 길들어 쳇바퀴질을 하도록 내모는 곳이기에 ‘배움곳·배움터’ 같은 이름을 못 쓰는 셈 아닐까? 껍데기를 씌우고, 겉치레에 갇히는 곳이 바로 학교 아닌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