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네코무라 씨 넷
호시 요리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32


《오늘의 네코무라 씨 넷》

 호시 요리코

 박보영 옮김

 조은세상

 2010.6.24.



  고양이가 살림지기 일을 할 뿐 아니라 말을 한다. 두 다리로 걸으며 부엌일을 하고 마당에서 비질을 한다. 뿔뿔이 흩어져 서로 말을 안 섞는 부잣집에서 살림지기로 일하며 이쪽하고 저쪽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만화 같은 이야기일 텐데, 만화책 《오늘의 네코무라 씨》는 참말로 만화스러운 ‘고양이 살림지기’가 줄거리를 이끈다. 집에 살림지기를 따로 둔다고 해서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집에 살림지기를 두더라도 한집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안 보고 산다면, 서로 말도 안 한다면, 그저 먹고 입고 자기만 한다면, 먹고 입고 자는 살림을 그저 돈으로 치르기만 한다면, 무엇 때문에 왜 살아가는가 하는가를 하나도 알 수 없겠지. 삶길을 모르니 살림길을 가꿀 마음이 자라지 않는다. 살림길을 가꾸지 않으니 사랑길을 키울 꿈을 살피지 않는다. 사랑길을 키우지 않으니 꿈길로 나아가는 슬기로운 걸음이 못 된다. 사랑스러운 집안이라면 살림지기 고양이가 차려 주는 샛밥만 먹기보다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손수 샛밥을 마련해 딸아이한테 건넬 수 있고, 열다섯 살 언저리 아이라면 손수 샛밥을 지어 할머니한테도 드릴 수 있겠지.



“네코무라 양, 오늘도 수고가 많아요.” “어머, 어르신!” “그건 뭐지?” “오니코 아가씨께 드릴 간식이에요. 한참 자라실 때인데 너무 약소한가요?” “오니코가 뭔가를 먹는 모습을 오랫동안 못 본 것 같군.” (128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