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이야기
고다 요시이에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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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22


《신 이야기》

 고다 요시이에

 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14.11.28.



  하느님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거나 하느님 따위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이 대목을 으레 헤아렸어요. 예배당에 다니는 삶은 아니었지만 왜 한국말에 ‘하느님’이 있는지부터 궁금했어요. 서양 종교가 한국에 들어와서 퍼지기 앞서 이 땅에서는 ‘하느님·해님·꽃님·바람님’처럼 ‘님’을 말했어요. 하느님은 우리 마음에 다 있고,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 하느님이라 할는지 모릅니다. 그저 우리 스스로 우리 마음속 하느님을 잊는다든지, 우리 스스로 하느님인 줄 잊었다고 할 만하지 싶어요. 《신 이야기》를 가만히 읽습니다. 어느덧 이 만화책을 서른 손 넘게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새롭습니다. 어설프거나 바보스레 보이는 이가 하느님으로 나오고, 이 하느님은 사람들을 가르치거나 일깨우려 하지 않아요. 그저 사람들 곁에서 사랑을 느끼고 배우면서 새 기쁨을 나누려 합니다. 지구별 밖에서는 온힘을 쓰지만 지구별에서는 아무 힘을 안 쓰기에 누구도 이 어수룩한 사내를 하느님이라고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마음을 여는 사람은 넉넉히 알아채요. 재미있지요, 하느님이란, 주사위놀이를 하거든요. ㅅㄴㄹ



“의장, 이런 걸로 지구인을 용서해도 괜찮을까요.” “뭐, 괜찮지 않을까. 용서하는 것이 하느님의 일이니까.” (254쪽)


“하느님, 어떡하죠? 이대로 잠시 머무를까요? 아니면 우주로 돌아갈래요? 자아, 어떡할까요? 이 맛있는 술을 다 마시고 나서 생각하죠 뭐.” “응, 그러자꾸나. 그리고 돈가스덮밥! 내일 그걸 먹고 정해 볼까?” (257∼25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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