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22.


《청춘착란》

박진성 글, 열림원, 2012.8.16.



얼마나 아프고 또 아픈가 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청춘착란》을 읽다. 이틀에 걸쳐 이 책을 읽으며 아픔을 새삼스레 돌아본다. 아픈 이웃은 왜 아픈 이야기를 쓸까? 슬픈 이웃은 왜 슬픈 이야기를 쓸까? 모든 이야기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흐른다. 아프든 기쁘든, 슬프든 즐겁든, 모든 이야기는 나한테서 비롯해서 둘레로 퍼진다. 우리가 아픈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아픔은 둘레로 퍼져서 조금씩 수그러든다. 우리가 기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기쁨은 둘레로 번지며 조금씩 자란다. 재미있게도, 말하면 할수록, 밖으로 드러내면 낼수록 아픔은 수그러들고 기쁨은 자란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만할까? 우리는 서로 무엇을 나눌 만한가? 아프면서도 기쁜 이야기를 꿈꾸고 그리면서 글로 옮길 수 있을까? 슬프면서도 즐거움을 찾고 맞아들이면서 이를 하나하나 사랑스레 담아내어 글로 펼 수 있을까? 만만하지 않으리라 여길 수 있지만, 뜻밖에 매우 쉬울 수 있다. 젊음은 어지러울 수 있지만, 어지럽기에 이 어지러운 곳에서 새길을 찾는다. 벼랑끝에 몰려서 악악 소리를 지를 수 있지만, 벼랑끝에 나아갔기에 가볍게 날아올라 바람을 탈 수 있다. 시를 쓰고 싶은 아프며 슬픈 넋은 ‘동사가 모자라다’기보다는 기쁘게 꿈꾸는 그림이 아직 없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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