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19.


《눈치 보는 넙치》

 강기원 글·손지희 그림, 한겨레아이들, 2018.4.24.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은 고흥군은 2018년에 ‘새로운 군청 건물’을 엄청난 돈을 들여 커다랗게 세웠다. 사람이 줄어 머잖아 사라질 지자체 가운데 뒤에서 2등을 차지한 고흥군은 어린이·푸름이가 제 고장을 사랑하도록 북돋우는 행정이 없고, 공무원 숫자만 늘어난다. 이런 고흥에서 군수나 교육지원청장이나 군의원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리송하다. 교육도 문화도 복지도 농업도 무슨 정책이 있는지 알 수 없어서 6월 선거를 앞두고 군수 후보·군의원 도의원 후보한테 교육 정책 제안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후보들은 중앙정부에서 돈을 타야 한다는 소리 말고는 하는 얘기가 없다. 시골 군의원 도의원 후보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는 자리를 다녀오는 길에 동시집 《눈치 보는 넙치》를 읽었다. 동식물 이름에서 재미난 말놀이를 길어올리는 동시가 나쁘지는 않구나 싶지만, 그리 마음이 가지 않는다. 이름으로 엮는 말놀이보다는, 동식물하고 함께 짓거나 살피는 흙살림·집살림을 다룬다거나, 어린이가 뭇 동식물하고 이웃이 되어 보금자리하고 마을을 가꾸는 길을 밝히면, 저절로 말꽃이 피고 이야기도 될 만하지 싶다. 정치나 교육 정책뿐 아니라 어른문학 어린이문학도 말잔치만 너무 짙지 싶다. 속알맹이는 어디에 있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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