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배 倍
힘이 세 배나 들다 → 힘이 세 곱이나 들다
속도가 네 배가 빨라졌다 → 네 곱절이 빨라졌다
‘배(倍)’는 “1.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한 만큼 2.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일정한 수나 양이 그 수만큼 거듭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곱·곱절·갑절’로 손질합니다. 때로는 ‘곱빼기·곱배기’로 손질할 만합니다. 사전은 ‘빼’ 소리만 옳다고 적으나, 센말과 여린말로 갈라, 또는 고장말로 삼아서 ‘곱빼기·곱배기’ 모두 쓸 만하지 싶습니다. 흐름을 살펴 ‘더·더욱·더욱더·더더욱’이나 ‘훨씬’을 적어 볼 수 있습니다. 2018.5.14.달.ㅅㄴㄹ
담배를 피울 때보다 끊었을 때 건강이 좋아지듯 만일 중독이었다면, 그 사용을 끊은 뒤에 느끼는 행복감은 배가 될 것이다
→ 담배를 피울 때보다 끊었을 때 몸이 좋아지듯 여태 길들었다면, 담배를 끊은 뒤에 느끼는 기쁨은 곱빼기가 되리라
→ 담배를 피울 때보다 끊었을 때 몸이 좋아지듯 여태 길들었다면, 담배를 끊은 뒤에는 갑절로 기쁘리라
→ 담배를 피울 때보다 끊었을 때 몸이 좋아지듯 여태 길들었다면, 담배를 끊은 뒤에는 훨씬 기쁘리라
《즐거운 불편》(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 달팽이, 2004) 20쪽
부담을 배로 느끼고 배로 잘하라는 대가잖아
→ 짐을 곱으로 느끼고 곱으로 잘하라는 값이잖아
→ 짐을 곱배기로 느끼고 곱배기로 잘하라는 값이잖아
→ 짐을 더 느끼고 더 잘하라는 값이잖아
→ 짐을 훨씬 느끼고 훨씬 잘하라는 값이잖아
《아직 끝이 아니다》(김연경, 가연, 2017) 17쪽
서너 배 줄이고
→ 서너 곱 줄이고
→ 서너 곱절 줄이고
→ 서너 갑절 줄이고
《내일 새로운 세상이 온다》(시릴 디옹/권지현 옮김, 한울림, 2017) 116쪽
몇 배 더 열심히 기를 생각이야
→ 몇 곱 더 힘껏 기를 생각이야
→ 몇 갑절 더 힘껏 기를 생각이야
→ 곱배기로 더 힘껏 기를 생각이야
→ 더더욱 힘껏 기를 생각이야
《은빛 숟가락 13》(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17) 1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